한국인 열 중 아홉 한·미 동맹 지지하지만, 트럼프 방위비엔 반대 9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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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등 관계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고등학교100주년기념관 앞에서 미국대사관저를 향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등 관계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고등학교100주년기념관 앞에서 미국대사관저를 향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10명 가운데 9명(92%)은 한·미 동맹을 지지하지만, 그보다 많은 사람(94%)은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한국인 방위비 인식 조사 #트럼프 방위비 요구 거부해야 한다 26% #47억 달러보다 적게 협상해야 한다 68% #이 가운데 60% "2조원 적절" 올해의 두 배 #합의 실패시 주한미군 감축해야 54% #그래도 현 수준 유지(33%)보다 많아

미국 여론조사 전문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는 16일 이 같은 여론 조사 내용이 담긴 '한국인은 한·미 동맹에 대해 긍정적이나 트럼프 대통령 요구에는 반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92%는 한·미 동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6명(63%)은 한·미 동맹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봤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서는 넷 중 한 명(26%)은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거절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이 제시한 47억 달러(약 5조5000억원)보다 적은 수준에서 협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68%로 나타났다.

47억 달러 아래로 협상해야 한다는 응답자 가운데 60%는 방위비가 2조원(약 17억 달러) 이하여야 한다고 답했다. 올해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1조389억원의 두 배가량이다. 나머지 30%는 방위비 2조~3조원(25억 달러)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주한미군에 대한 지지도는 높은 편이었다. 10명 중 7명(74%)은 주한미군 장기 주둔을 지지했고, 10명 중 9명 가까이(87%)는 미군 주둔이 한국 안보에 기여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미가 방위비 협상에 실패할 경우 한·미 동맹은 유지하되 주한미군을 감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54%)을 넘었다. 주한미군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3%였다. 10명 중 1명(9%)만 동맹은 유지하되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제임스 드하트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5차 회의는 오는 17~18일 한국에서 열린다.[연합뉴스]

제임스 드하트 한미 방위비협상 수석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5차 회의는 오는 17~18일 한국에서 열린다.[연합뉴스]

방위비 분담금 합의 실패가 한국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10명 중 7명(70%)이 매우 부정적(18%)이거나 어느 정도 부정적(52%)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22%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10명 중 7명(71%)은 미국의 핵 억지력 확장이 한국 안보에 기여한다고 응답했다.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의 한국 방어에 대한 한국 국민 신뢰도는 78%로 높게 나타났다. 둘 중 한 명(56%)은 북한과 무력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한국 혼자서도 북한을 격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10명 중 9명 이상(94%)은 한국 안보에 있어서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중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응답은 86%, 북한 83%, 일본 69% 순이었다.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더라도 미국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62%)은 미국과 관계가 악화하더라도 중국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30%)의 두 배였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한·미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응답(52%)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42%)보다 많았다.

CCGA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 지원으로 한국리서치와 이달 9~11일 한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조사를 했다. 신뢰수준 95% 오차 범위는 ±3.1%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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