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미세먼지에 갇혔다.
10일 오전부터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서울‧수도권과 충북을 은 물론 강원, 경상, 전라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매우나쁨 수준을 보였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대기 정체에 더해 오전 국외 미세먼지 유입으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 '매우 나쁨', 강원권·충청권·호남권·영남권 '나쁨', 제주권 '보통' 수준이 예상되고, 강원영서·충청권·대구도 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보했다.
오전 8시부터 충남과 경기 지역은 서산 134㎍/㎥, 당진 78㎍/㎥, 용인 처인구 93㎍/㎥까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아 ‘매우 나쁨’ 수준을 보였다. 충남 서산은 오전 8시 기준 24시간 평균치가 78㎍/㎥, 경기 용인시는 84㎍/㎥로 24시간 평균치도 이미 ‘매우 나쁨’ 수준을 넘었다.
멈춰선 공기… 전국 속속 100㎍/㎥ 넘어
오전 내내 내륙에는 시속 1~2㎞ 내외의 바람이 불어 대기가 거의 멈춰있는 수준이었고, 출근시간대를 지나면서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점점 더 높아졌다.
충남 서산 독곶리는 오전 9시 139㎍/㎥, 부산 사상구 학장동 오전 7시 116㎍/㎥, 서울 강서구 오전 10시 72㎍/㎥, 대구 서구 이현동 오전 10시 110㎍/㎥, 경기 부천시 내동 오전 10시 103㎍/㎥, 대전 대덕구 읍내동 오전 10시 101㎍/㎥, 경북 상주시 오전 10시 92㎍/㎥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오전 10시 기준 나쁨~매우 나쁨을 보였고, 전국에서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한곳만 10㎍/㎥으로 ‘좋음’ 수치를 보였다.
계속 불어들어온다, 상하이 먼지
오전 9시 기준 중부지방 서해 먼바다와 동해안 전역은 강풍 예비특보가 내려지는 등 서해안에서 경기도 쪽으로 바람이 조금씩 불어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중국 상하이 쪽 고기압에서 불어 들어오는 바람이라 대기정체 해소 효과보다는 국외 미세먼지 유입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대기 질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사이트(aqicn.org)에 따르면, 현재 한반도로 바람을 불어내는 상하이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우리나라 농도의 1.5배 수준이다.
다만, 이 사이트의 수치는 한국환경공단의 수치보다 높게 표출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비상저감조치… 서울시 측정소 데이터 전송오류도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수도권과 충북에서는 10일 '짝수 차만 운행하는'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됐다.
4개 시도에 위치한 사업장과 공사장에서는 공사시간 15~25% 축소, 살수차 운영, 방진 덮개 복포 등 날림먼지 억제조치를 해야 한다.
석탄발전소 총 10기도 가동을 멈추고, 나머지 41기 석탄발전소는 80% 출력만 발전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서버 오류로 서울 시내 미세먼지 측정 정보가 누락되기도 했다. 보건환경연구원 측은 "내부 사용량 증가로 트래픽이 갑자기 늘어서 서버 통신 장애가 있었고, 그로 인해 측정소 데이터 에어코리아 홈페이지로 전송하는 데 오류가 있었다"며 "40분 만에 복구해서 다시 정상적으로 데이터를 표출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