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거품으로 뒤덮인 인도 남부 유명 해변 모습이 공개돼 환경 오염에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최근 인도 뉴델리 인근의 강에서도 발생한 현상으로 거품에는 각종 오염물질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와 AFP통신은 2일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 인근 유명 휴양지인 마리나 해변의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 속 해변은 폭설이 내린 듯 흰 거품으로 뒤덮였다. 파도에 떠밀려온 거품은 모래사장 위로 솜사탕처럼 두껍게 쌓였다.
타밀나두주 오염관리국은 폐수가 빗물과 만나면서 거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폭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고농도 인산염이 포함된 하수, 정화되지 않은 오수 등과 뒤섞인 것이다. 이 물이 급류를 이루면서 바다로 흘러 들어가 거품을 만들었다고 오염관리국은 설명했다.
최근 타밀나두에서는 갑자기 쏟아진 비로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폭우가 지나간 지난달 말, 마리나 해변 수 킬로미터가 며칠째 흰 거품으로 뒤덮였다. 거품에서는 악취도 진동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인근 수산업 종사자들은 '해변 거품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변 근처에서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폰 쿠마란은 "생선도 오염돼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람들이 선뜻 생선을 사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거품의 위험성을 모른 채 해변을 뛰어다니고 있다. 어린이들은 온몸에 거품을 묻히며 장난을 치고 있고, 거품 속에 누워 사진을 찍는 등의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찍혔다.
해안연구센터 소속 과학자인 프라바카르 미슈라는 AFP통신에 "사람들은 그 위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거품으로 들어가는 것은 건강에 절대로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