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사진관] 최소 29명 사망 알바니아 지진, 79년 40명 사망 기록 넘을 수도

강진이 발생한 알바니아 투마네에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텐트촌이 건설됐다. [AFP=연합뉴스]

수십 년 만의 최강 지진이 덮친 알바니아에서 피해수습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사상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26일 새벽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 수는 최소 29명이다. 부상자는 6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32명은 부상 정도가 심각하다.

이탈리아 구조대가 27일 알바니아 투마네의 지진 피해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망자는 아드리아 해에 인접한 알바니아 제2의 도시 두러스에서 13명, 인근 수마네 지역에서 16명이 각각 확인됐다. 사망자 수는 당분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붕괴한 건물 속에서 매몰된 주민들이 숨진 채로 속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알바니아 국방부는 여전히 20여명이 실종돼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1979년 지진으로 40명이 숨져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는데 이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구조대가 27일 두러스 지진 피해 현장에서 광주리를 이용해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잇다. [Xinhua=연합뉴스]

피해가 가장 큰 두러스와 수마네 지역의 건물 붕괴 현장에서는 포크레인과 같은 중장비가 잔해를 걷어내는 작업으로 분주하다. 이탈리아, 프랑스, 루마니아, 터키, 그리스,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코소보, 세르비아 등에서 파견된 수색·구조 전문 요원 200여명도 현장에 배치돼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수색견과 물론 드론까지 동원해 생존자를 찾고 있다.

루마니아 구조대가 건물 붕괴 현장에서 희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두러스에서는 27개 건물이 무너지거나 심하게 훼손하는 등 피해 규모가 워낙 크고 광범위하다. 건물 붕괴로 친척 6명을 한꺼번에 잃었다는 아드리안 무치는 "다른 친척들도 있는데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두러스에선 수천 명이 정부가 임시 거처로 지정한 야외 텐트나 축구경기장 잔디밭에서 하룻밤을 지새웠다. 대부분 집이 무너져 돌아갈 곳을 잃은 이재민들이다. 알바니아 정부는 두러스와 수마네 지역에 대해 30일간 유효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피해 복구를 위한 총력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투마네의 건물 붕괴 현장에서 구조대가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알바니아 정부는 27일을 국가적인 애도의 날로 정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알바니아 내 모든 공공기관은 조기를 내걸었다. 28∼29일 계획된 국가독립기념 행사도 취소됐다.

두러스의 한 남성이 무너진 담장 위에서 식사를 하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EPA=연합뉴스]

27일 오후 3시 45분께 수도 티라나에서 북서쪽으로 41㎞, 두러스로부터 북쪽으로 27㎞ 떨어진 해상에서 또다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도 15㎞로 비교적 얕았다. 이 지진 여파로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을 잠정 중단되기도 했다.

두러스의 한 아파트 외벽이 강력한 지진으로 금이 갔다. [EPA=연합뉴스]

투마네의 지진 피해 현장에서 구조대가 포크레인을 이용해 생존자를 찾고 있다. [AFP=연합뉴스]

루마니아 서부 두러스에 지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텐트촌이 만들어졌다. [AP=연합뉴스]

루마니아 서부 두러스에 지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텐트촌이 만들어졌다. [AP=연합뉴스]

두러스 텐트촌에서 한 소년이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