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 사장 “아시아 버전 '태양의 후예' 함께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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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전체가 콘텐트 연합을 만들어 수많은 아시아 버전의 ‘태양의 후예’를 만들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 연사로 나와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전체가 글로벌 콘텐트 제작을 위한 하나의 팀이 되자”며 팀(TEAM·Tech-driven Entertainment for Asian Movement)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글로벌 공룡인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등 각축전을 벌이는 글로벌 OTT 시장에서 한-아세안 연합군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포럼에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브라이언 차우iME CEO, ‘슈퍼배드’를 연출한 피에르 코팽 감독이 연사로 나섰다. 문화 콘텐트를 주제로 한 대규모 국제 포럼에 ICT 기업 CEO가 초청받아 연설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연사로 나서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글로벌 콘텐트를 함께 만드는 콘텐트 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사진 SK텔레콤]

250여개 쪼개진 플랫폼으론 대작 못만든다

박 사장은 ▶아시아 콘텐트 스튜디오 ▶아시안 웨이브 등 두 가지를 제안했다. 그는 “자본 투자는 물론 기술협력과 제작역량을 교류하는 ‘아시아 콘텐트 스튜디오’를 함께 만들자”며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PD, 감독, 작가, 엔지니어 등 전문가들을 네트워크로 묶어 교류의 장을 열어주면 수많은 ‘아세안 오리지널’이 글로벌 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의 250여개의 쪼개진 플랫폼으로는 아시아의 가치를 담은 글로벌 대작 콘텐트를 만들기 힘들다”며 “코리안 웨이브를 아시안 웨이브로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규모를 만드는 것은 글로벌 플랫폼 경쟁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코리안 웨이브를 넘어서 아시안 웨이브가 글로벌 임팩트(영향력)를 만들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9월 지상파 방송 3사와 손잡고 국내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웨이브를 런칭한 바 있다. 또 케이블 TV회사인 티브로드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웨이브 출시와 티브로드 인수를 통해 확보한 유료 가입자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콘텐트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SK텔레콤이 보유한 혁신 기술을 콘텐트 제작사의 제작 역량과 결합하면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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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장은 ‘기술 주도의 엔터테인먼트’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5세대(G) 이동통신 기술을 통해 변화를 일으킨 대표적인 분야로 ‘게임’와 ‘미디어’을 꼽았다. 그는 “초고화질은 물론이고, 광대역 기술을 적용해 최대 12개 화면을 동시에 전송할 수 있다”며 “게임을 하는 모든 선수의 화면을 골라 볼 수 있게 돼 시청자가 느끼는 박진감은 지금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디어와 인공지능(AI) 융합 사례로 자사의 AI 플랫폼인 ‘누구’를 통해 영화 드라마 속 제품을 쇼핑하는 모습을 시연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