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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거리 20분만에 수험장 수송…맹장염에 병원서 시험 치르기도

중앙일보

입력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4일 경찰은 지각이 우려되는 수험생 긴급 수송에 나섰다. [사진 부산경찰청]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4일 경찰은 지각이 우려되는 수험생 긴급 수송에 나섰다. [사진 부산경찰청]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병원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을 비롯해 시험장을 착각하거나 늦잠을 잔 수험생이 속출, 경찰이 긴급 수송에 나섰다.

부산경찰청 수능 관련 신고 53건…수험생 수송 46건 #수험장 착각해 여고에서 수능 보는 남학생도 #집에 두고 온 수험표 경찰이 동행해 가져오기도

부산경찰청은 112상황실로 접수한 수능 관련 신고는 모두 53건이라고 14일 밝혔다. 이중 수험생 수송이 46건, 대체 수험장 수송 1건, 기타 6건이다.

부산 S 여고 3학년 A양은 맹장염 때문에 고사장인 부산여고 대신 온종합병원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 A양은 13일 병원에서 맹장염 주의 판정을 받았으나 수능 시험 중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A양은 학교 측에 요구해 119도움을 받아 병원에 별도로 마련된 병실에 도착했다.

수험장을 착각해 여학생 시험장에서 수능을 보는 남학생도 있다. 양정고에서 응시해야 하는 수험생 B군은 시험장을 착각해 다른 학교에 도착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시간이 긴박하다고 판단해 여학생 시험장인 인근 덕문여고에서 별도로 마련된 시험장에서 응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늦잠을 자는 바람에 배정받은 수험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발생했다. 부산 수영동에 사는 C군은 늦잠을 자 4㎞ 떨어진 양정고에 가면 입실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C군을 태워 인근 고사장인 배화학교로 긴급 수송한 뒤 이 곳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날 오전 7시 46분 남구 우암동 새마을금고에서 수험생 1명이 다급하게 경찰에 신고했다. 시험장인 동아고까지 거리가 15㎞로 출근 시간 정체로 30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수험생이 오전 8시 10분까지 입실할 수 있도록 경광등을 깜빡이고, 싸이렌을 울리며 긴급 수송에 나섰다. 수험생은 입실 전까지 겨우 동아고에 도착했다. 오전 8시 10분 중구 대청동 중구 사회복지관에서 경찰이 수험생 1명을 5㎞ 떨어진 영도 영상예술고까지 10분 만에 태워주기도 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4일 경찰은 지각이 우려되는 수험생 긴급 수송에 나섰다. [사진 부산경찰청]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4일 경찰은 지각이 우려되는 수험생 긴급 수송에 나섰다. [사진 부산경찰청]

경남에서도 수험생 수송 작전은 이어졌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수험생 이송을 요청하는 112 신고는 18개 시·군 전역에서 23건 접수됐다. 오전 7시 30분쯤 창원명곡고등학교에서는 수험표와 신분증을 집에 두고 온 걸 뒤늦게 깨달은 학생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학생과 함께 집으로 가서 수험표 등을 챙긴 다음 입실 마감 직전 학생을 학교로 데려다줬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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