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운대 40층 빌딩서 점프…'낙하산 활강' 러시아인들 정체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인 2명이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오피스텔 옥상에서 낙하산을 매고 활강을 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러시아인 2명이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오피스텔 옥상에서 낙하산을 매고 활강을 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부산 해운대구 고층 건물 옥상에서 낙하산을 매고 두 차례 뛰어내린 러시아인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이들에게 건조물 침입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10일 40층 높이 빌딩서 두 차례 뛰어내려 #활강 모습 영상으로 찍어 SNS 공개하기도 #경찰 건조물 침입죄 혐의로 12일 입건

경찰과 주민 등에 따르면 30대 러시아인 2명은 지난 10일 오후 1시쯤 해운대의 한 호텔 옥상인 42층에서 낙하산을 매고 순차적으로 뛰어내렸다. 낙하산을 펼쳐 다른 건물 위로 활강을 즐기다 옛 해운대 역사 철로 쪽에 착륙했다. 이들이 낙하한 거리는 100m에 이른다.

낙하산 활강에 성공한 이들은 같은 날 오후 늦게 42층 높이의 해운대구의 한 오피스텔에 올라가 또 한차례 활강했다. 한 명이 먼저 뛰어내렸고, 나머지 한 명이 뒤따라 뛰어내리면서 자신들이 공중을 나는 장면을 촬영했다. 150m가량을 활강한 이 장면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으로 공개돼 있다.

이들은 자신들을 러시아인으로 ‘베이스 점핑 예술가’라고 소개하고 있다. 베이스 점핑은 도심의 건물 옥상이나 안테나 철탑, 교량, 절벽 등지에서 뛰어내리는 극한 스포츠의 일종이다. 러시아에서는 관련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들 SNS에는 몇 년 동안 여러 나라 공장, 건물, 절벽 등에서 뛰어내리는 장면 등도 올라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해운대구에 있는 한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고 있던 러시아인 1명을 12일 검거했다. 검거한 러시아인을 상대로 수사를 벌인 끝에 공범인 또 다른 러시아인도 이날 오후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지난 6일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뒤 활강할 장소를 물색해왔다. 이들은 전 세계 유명 빌딩에 올라가 낙하산 활강을 하는 익스트림 스포츠맨으로 2018년 중국에서 낙하산 활강하다 체포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올 연말 준공 예정인 101층 높이(411m)의 호텔·아파트단지인 해운대 엘시티 옥상에서 베이스 점핑을 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건물 관리인 허락을 받지 않고 들어가 위험한 행위를 한만큼 건조물 침입죄 등의 성립 가능성이 있다”며 “건물 옥상에 올라간 경위와 추가 혐의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