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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경상수지 415억 달러…7년 만에 최소

중앙일보

입력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규모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뉴스1]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규모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뉴스1]

올해 3분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가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감소의 영향이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14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70억2000만 달러)보다 155억5000만 달러(27.3%) 줄었다. 3분기 누적으로는 유럽발 재정위기 영향이 컸던 2012년(261억3000만 달러)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이는 상품수지 흑자폭이 줄어든 탓이 크다. 1~9월 상품수지 흑자폭은 568억5000만 달러로 2013년(563억2000만 달러) 이후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872억 달러)와 비교하면 303억4000만 달러(34.8%)나 줄었다. 3분기 누적 수출(4171억4000만 달러)이 전년 동기보다 10.6%나 줄어, 수입(3602억9000만 달러) 감소폭 5.1%보다 컸기 때문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상품수지 흑자 감소폭 중 반도체 수출 감소폭이 200억 달러 이상”이라며 “최근 상품수지 흑자 감소는 세계경기 둔화요인도 있지만 반도체 경기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와 운송수지 모두 적자폭이 감소하면서 1~9월 적자폭이 전년보다 50억8000만 달러 줄었다. 특히 중국인을 중심으로 입국자수가 크게 늘면서 여행수입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가 늘면서 1~9월 본원소득수지는 75억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8000만 달러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국내기업의 휴대전화 단말기 해외생산이 역대급 호황을 기록했던 2012년(79억1000만 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흑자다.

특히 배당과 이자를 포함한 투자소득수입은 3분기 누적 319억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다. 해외에 그동안 많이 투자해둔 만큼 수입으로 돌아온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에서 수취한 배당금이 늘었고 해외 투자 잔액이 기조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상품수지 악화에도 본원소득수지가 개선돼 경상수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줄었지만 당초 전망했던 연간 590억 달러 흑자규모는 달성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9월에 경상수지가 74억8000만 달러 흑자로 11개월 만에 최대였다”며 “9월과 10월 통관기준 무역수지(수출-수입)를 봐도 흑자 폭이 1~8월에 비해 확대되고 있어서 연간 590억 달러 흑자라는 기존 전망경로를 벗어나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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