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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군 급식 단가 6% 오른 8,493원…맛‧영양도 동시에 잡으려면

중앙일보

입력

다가오는 2020년도 군 급식 단가는 올해보다 6% 인상된 8,493원으로 책정되었다. 이는 급식의 양보다 품질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장병들의 군 급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인상된 금액이다. 최근에는 급식혁신시범사업을 전군·전부대로 확대하고 이를 통해 주말 브런치, 복수메뉴, 자율메뉴, 병사식당 외 급식기회제공 등 군 급식의 획기적인 변화를 다각도로 모색 중에 있다.

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전민선 교수

하지만 하루 삼시세끼가 대부분 같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20대의 장병들이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 급식 만족도는 여전히 눈에 띄는 상승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음식물 쓰레기 증가라는 또 다른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방부에서는 매년 장병 대상 급식 메뉴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조사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반영하여 선호도가 높은 계약품목은 확대하고 비선호 품목은 감량하고 있다. 하지만 장병들의 비선호 품목은 두채류, 김치, 어개류, 우유 등과 같은 건강식품인 반면 선호품목은 가공식품인 경우가 많고, 부내 매점에서 즉석식품 소비가 증가하는 등 불균형한 영양소 섭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맛과 영양이 조화된 균형 잡힌 식단으로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방부는 개선노력의 일환으로 음식물쓰레기 감축을 위한 자동잔반측정시스템과 급식인원관리시스템 시범운용, 불균형한 영양소 섭취 개선을 위한 영양사실명제 및 영양정보제공과 병행하여, 군 급식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농림축산식품부 및 해양수산부와 지난 5월 체결하였다. 협약은 급식조달체계 개선, 식생활 교육, 합동위생점검, 가공식품류 품질 개선, 신규 레시피 개발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후속조치로 3개 부처 합동 군인요리대회가 개최된다. 군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국내산 농축수산물을 활용한 신규 레시피 발굴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단순한 홍보성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회에서 수상한 메뉴는 레시피북으로 제작하여 실제 장병들의 식단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경연에 참여한 조리병들에게 포상이 있을 것이라 하니 힘든 조리업무에 종사하는 조리병들의 사기진작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군인요리대회는 급식과 관련된 주요 부처가 합동으로 진행하는 첫 요리대회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급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제공받기도 하는 조리병들의 참여로 또래 장병 눈높이에 맞춤은 물론 단체급식으로도 적합한 새로운 메뉴의 탄생이 기대된다. 또한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통해 장병들이 선호하는 우리 농축수산물을 발굴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우수한 품질의 국내산 농축수산물의 군 소비를 더욱 확대하여 농어업인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급식 만족도 향상은 군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단체급식이 제공되는 곳이라면 모두가 고민하는 이슈이다. 특히나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는, 젊은 장병들의 입맛에 맞는 급식을 제공하기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시대의 흐름을 읽고 변화하고자 하는 국방부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각계각층 도처와 협력하여 보다 발전적이고 장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오는 11월 7일에 개최되는 군인요리대회를 통해 불철주야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국군장병들에게 힘이 되는, 양질의 군 급식으로 한걸음 더 발전하길 기원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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