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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소금 많이 먹으면 나도 모르게 '약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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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TV 드라마 '주몽'에서 소금은 부여인에게 생명과도 같은 식품으로 그려진다. 소금을 누가 많이 들여오느냐를 놓고 왕자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주몽은 고산국까지 가서 소금을 구해온다. "소금이 뭐가 대단해서…"라고 생각한다면 소금을 너무 모르는 소치다. 소금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미료다. 체내에선 전해질의 균형을 이루게 한다. 링거액에도 소금 성분이 첨가된다. 소금은 또 세균을 죽이는 살균력도 있다. 그러나 이는 동전의 한쪽만 본 것이다. 소금은 갈수록 건강의 적이 되고 있다. 권장섭취량도 계속 줄고 있다.

◆소금을 왜 덜 섭취해야 하나=세계보건기구(WHO)는 소금을 하루 6g 이하 섭취할 것을 권한다. 신체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금량은 하루 1.3g.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나트륨(소금의 주요 성분)의 하루 섭취 기준치를 3.5g에서 2g으로 낮췄다. 이를 소금으로 환산하면 하루에 소금을 5g(1 찻숟가락) 이하 섭취하라는 것이다.

소금의 과다 섭취는 고혈압.심장병.뇌졸중.신장질환.골다공증을 부른다. 특히 혈압이 높은 사람은 소금(나트륨)을 가급적 적게 먹는 것이 좋다. 과체중.과음.스트레스.운동 부족과 함께 고혈압 5대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미소국.염장 채소.소금에 절인 생선을 즐긴 일본 아키타 주민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22.5g이다. 이 때문인지 주민(성인)의 40%가 고혈압 환자다. 가장 흔한 사인도 뇌졸중으로 조사됐다.

◆소금과 나트륨의 차이='소금과 나트륨 중 어떤 것을 줄일까'. 답은 '둘 다'다. 소금은 나트륨(40%)과 염소(60%)로 구성된다. 따라서 소금을 많이 먹으면 나트륨 섭취량이 늘어난다.

소금에서 정작 혈압을 올리는 성분은 나트륨이다. '저염식'보다 '저나트륨식'이 더 강조되는 것은 이래서다. 나트륨 함량을 줄인 저나트륨 소금도 출시됐다. 라벨에 나트륨 함량이 표시돼 있는 제품도 많다. 나트륨 함량에 2.5를 곱하면 소금량이 산출된다.

나트륨은 소금 외에 채소.과일.곡류.육류.생선 등 자연식품에도 있다. 육류의 나트륨 함량이 채소.과일보다 훨씬 높다. 조미료(MSG).베이킹 파우더.보존료.소시지.햄.베이컨.케첩.칠리소스.겨자.간장 등 가공식품과 식품첨가물에도 나트륨이 들어 있다.

◆칼륨.칼슘.마그네슘 섭취는 늘려야=한국인의 평균 소금섭취량은 15g 이상이다. 칼륨.칼슘.마그네슘을 부족하지 않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셋 다 혈압을 조절해 주는 미네랄이기 때문이다. 이 중 칼륨은 나트륨을 배설시킨다. 칼륨은 감자.콩.감귤.토마토.멜론.바나나.해바라기씨 등 자연식품에 풍부하다. 이들의 칼륨 대 나트륨 비율은 2대 1 이상이다.

칼슘은 소금 섭취량이 증가하면 체외로 다량 배설된다. 따라서 소금을 많이 먹으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다. 칼슘은 우유 등 유제품과 콩.두부.정어리.연어.땅콩.호두.브로콜리.멸치 등에 풍부하다.

마그네슘은 칼슘이 혈관벽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가공하지 않은 곡물.녹황색 채소.우유.육류.견과류.바나나.아몬드.무화과 등이 주요 공급원이다. 이를 근거로 미국의 DASH(고혈압을 식사로 해결하기) 프로그램에선 고혈압 환자에게 과일.채소.생선.콩.견과류.저지방 유제품을 즐겨 먹으라고 권장한다.

◆도움말=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손숙미 교수.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한성우 교수.식품의약품안전청 영양평가팀 박혜경 팀장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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