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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머니?’ 선혜윤 PD “프로그램 녹화 때마다 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일 첫 정규방송을 하는 '공부가 머니?' 선혜윤 PD. [사진 MBC]

1일 첫 정규방송을 하는 '공부가 머니?' 선혜윤 PD. [사진 MBC]

사교육 조장 논란 불구 정규편성…1일 첫 방송

논란의 예능 ‘공부가 머니?’(MBC)가 끝내 정규편성됐다.

지난 8월 두 차례 파일럿 방송을 내보내며 시청률(4.1%, 4.3%:닐슨코리아 조사결과) 수준을 넘어서는 화제를 일으켰던 프로그램이다. 유명인들의 자녀 교육 컨설팅 형식으로 진행된 파일럿 방송은 6∼9세 삼남매가 1주일 동안 받는 사교육이 무려 34개에 달하는 사례 등 자극적인 설정으로 논란이 됐다. 컨설팅을 빙자해 도리어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MBC는 “파일럿 방송 당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를 장악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평하며 가을개편에서 매주 금요일 밤 9시50분으로 편성했다.

과연 ‘공부는 머니?’가 입시 위주의 왜곡된 교육열을 부추긴다는 우려를 딛고 ‘교육비는 줄이고 자녀의 재능을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는 1급 비밀 교육법을 제시하는 신개념 교육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기획의도를 구현해낼 수 있을 것인가. 1일 첫 정규방송을 하루 앞둔 31일 ‘공부가 머니?’의 선혜윤 PD와 최유청 PD가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미디어토크를 열고 기자들을 만나 제작진의 입장을 밝혔다.

'공부가 머니?' 파일럿 방송 장면. 과도한 사교육 사례를 보여주는 자극적인 설정으로 왜곡된 교육열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진 MBC]

'공부가 머니?' 파일럿 방송 장면. 과도한 사교육 사례를 보여주는 자극적인 설정으로 왜곡된 교육열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진 MBC]

‘공부가 머니?’의 방향성이 궁금하다. 파일럿 방송 이후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 입시 위주의 컨설팅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냐 등의 비판이 많았는데.  

선혜윤=“절대로 사교육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 아니다. 파일럿 방송 때 탤런트 임호씨 부부의 과도한 사교육으로 인한 문제점에 대해 솔루션을 제시하다 보니 사교육을 강조한 것처럼 보인 것 같다. 현재 3회까지 녹화했는데 사교육을 강조하고 있지 않다. 2회 때는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나와 솔루션을 제시하고, 3회차에선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분도 나온다. 입시에 대해 다룰 때도 있지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유치원생 부모 불안감 해소 등을 다룰 때도 있다. 이후에 다루려는 주제는 특성화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직업 준비다.”
 최유청=“출연자들이 갖고 있는 고민에 대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의뢰인이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일 수도 있고, 유치원생일 수도 있고, 중학생일 수도 있다.”

프로그램 기획의도를 보면 ‘1급 비밀 교육법’을 제시하겠다고 했는데, 교육법의 ‘1급 비밀’이란 게 뭘 뜻하나.  

선혜윤=“아이를 공부시킬 때 시간과 돈을 투자하게 마련인데, 그 투자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고 실패의 과정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전문가들에겐 그 방법이 있더라. 다양한 컨설턴트를 출연시켜 그 방법을 들어볼 계획이다.”
 최유청=“구체적인 공부 방법도 제시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 매일 하루 30분씩 듣는 것보다 주말에 몰아서 보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한다.”

 1일 첫 정규방송을 하는 '공부가 머니?' 최유청 PD. [사진 MBC]

1일 첫 정규방송을 하는 '공부가 머니?' 최유청 PD. [사진 MBC]

‘공부가 머니?’는 선 PD의 남편인 신동엽이 MC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선 PD는 “내가 MC 섭외를 한 건 아니다. 기획 단계에 있을 때 제작사에서 먼저 신동엽씨에게 연락이 갔다. (남편이) 평소 공부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해보라’고 권했는데, MC가 정해진 뒤 내가 이 프로그램의 프로듀서를 말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 PD와 최 PD는 모두 초등학생인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다. 선 PD는 “자녀의 교육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너무 없다. 맘카페 아니면 동네 엄마들뿐이다. 그러다 보면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고, 그래서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며 “ ‘공부가 머니?’을 통해 학부모들의 궁금증이 해소된다면 그런 부분이 보완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 PD는 둘째인 초등 3학년 아들 이야기를 꺼내며 프로그램의 효용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글을 다 못 떼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다른 아이들과 점점 간극이 벌어지는 부분이 있어 학습지를 과도하게 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다 ‘공부가 머니?’ 파일럿 방송의 임호씨 아이들의 사례를 보고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겠구나’를 깨달아 학습지를 좀 정리했다는 것. 그는 “프로그램 녹화를 할 때마다 운다. 어머니들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내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고,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아이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구나’ 반성되는 부분도 있어서다”라고 털어놨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전문가나 교재 등에 대한 홍보 논란도 ‘공부가 머니?’가 풀어야할 숙제다. 방송에 출연하는 최성현 컨설턴트의 경우, 파일럿 방송이 나간 이후 자신의 컨설팅 업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  ‘초등 중등 특목입시 고등성적관리 및 대학입시 상담을 진행한다. 학습습관잡기, 주력 과목의 집중과 선택, 학교선택까지 의논하라’며 홍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선 PD는 “한 사람에 대한 지나친 홍보 효과가 없도록 전문가 풀을 만들어 주제에 따라 새로운 컨설턴트ㆍ아동심리전문가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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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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