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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미래엔 자동차 50%, 플라잉카 30%, 로봇이 20%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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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2일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그룹의 미래 비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2일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그룹의 미래 비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미래에는 플라잉카와 로봇 분야가 사업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22일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가진 임직원과의 대화(타운홀 미팅)에서 그룹의 미래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현재 자동차 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물론, 향후 비전에 대해서도 평소 생각을 털어놨다.

그룹의 방향성을 묻는 말에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지만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개인용 플라잉카(PAV·Pravate Air Vehicle)가 30%, 로보틱스가 20%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안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인도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 기조연설에서 “현대차는 앞으로 제조업체가 아니라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로 변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NASA 출신 신재원 박사를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부서장으로 영입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NASA 출신 신재원 박사를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부서장으로 영입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지난달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장 출신인 신재원 박사를 영입했다. 그룹 내에 도심항공 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를 담당하는 부서를 만들었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드론 택시는 ‘드라이빙 에어플레인(비행 자동차)’에 가깝다”며 “비행 자동차가 완전 자율주행차보다 먼저 상용화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룹의 미래 비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우리는 고객 중에서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하는데, 가상으로(virtually) 연결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actually) 연결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사람을 원하는 곳까지 물리적으로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며, 실제 연결이란 점에서 사람이 만나 대화하고 기쁨을 나누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신규 브랜드 비전인 ‘휴머니티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은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지구 상의 모든 사람을 위한 서비스와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휴머니티란 말이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복장 자율화, 직급체계 간소화 등 최근 이뤄진 기업문화 변신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다. 보고문화 개선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정 수석부회장은 “수기로 하는 결제는 전부터 싫어했다”며 “메일로 전달할 내용을 보내고 화상으로 대화하면 얼굴을 맞대고 앉았을 때 쓸 수 없는 얘기나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메일 보낼 때도 파워포인트 넣는 것은 안 했으면 한다”며 “몇 줄이라도 뜻만 전달되면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도 담백한 심경을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2500만대가 공급과잉인 만큼, 미래 자동차 업계에선 사라지는 회사가 많아질 것”이라며 “살아남기 위해선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차만 잘 만들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등 앞서가는 솔루션을 내놔야 고객이 우리 차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은 지난 3월과 5월 ‘자율 복장’ ‘미세먼지 저감’을 주제로 열린 이후 세 번째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함께 만들어 가는 변화’란 주제로 즉석에서 문답을 주고받고 셀피를 함께 찍는 등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가운데)이 22일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이 끝난 뒤 임직원들과 셀피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가운데)이 22일 서울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이 끝난 뒤 임직원들과 셀피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미팅에 참석한 한 ‘매니저(옛 직급으로 과장 이하급)’는 “이런 자리에서 수석부회장의 애칭인 ‘수부’라고 부르고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많아진 것이 달라진 조직문화를 대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책임 매니저(부장 이하급)’는 “아직은 새로운 조직문화와 옛 문화가 뒤섞여 있지만 변화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며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최고경영자가 회사의 미래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대화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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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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