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030년쯤 본격적으로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2024년 자율주행차를 양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비행 자동차가 자율주행차보다 먼저 상용화될 수 있다”며 “하늘이 지상보다 장애물도 없고 자율주행에 더 적합하다”고 했다.
앱티브와 합작계약 뒤 구상 밝혀 #“자율주행 플랫폼 타사에도 공급 #비행자동차 먼저 상용화 될 수도 #아프리카 시장, 인도보다 커질 것”
정 부회장은 23일(현지 시간) 미국 자율주행업체 앱티브와 합작법인(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을 위해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엔 2017년 그룹 내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단 장웅준(40) 현대·기아차 자율주행개발센터장(상무)도 참석했다.
직접투자가 아닌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이유에 대해 정 부회장은 “다른 자동차 회사에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합작법인이 자율주행 범용 플랫폼 등을 개발할 경우 조인트벤처 형태가 경제적으로 더 남는 장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분투자의 경우 기술은 여전히 앱티브가 갖기 때문이다.
수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은 서로 맞물려 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수소 전기차는 자율주행에 적격”이라며 “수소 전기차는 자율주행차의 좋은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앱티브는 이날 본계약을 했다. 합작회사는 현대차가 총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그룹의 해외 투자 중 최대 규모다.
- 자율주행 시대는 언제쯤 열리나.
-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 다르다. 고속도로 환경에선 빨리 올 것이고, 실제 운전자가 원하는 곳에 가는 자율주행이라면 보수적으로 봐서 2030년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도 인도는 조금 늦고, 팔로알토(실리콘밸리)와 같은 곳은 빠를 것이다. 한국은 중간쯤으로 본다.”
- 플라잉카에 대한 관심이 높다.
- "플라잉카(Flying Car)보다는 드라이빙 에어플레인(Driving Airplane)의 개념에 가깝다. 비행 자동차가 레벨5(운전대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자율주행차보다 오히려 상용화가 먼저 될 수 있다. 하늘이 지상보다 장애물도 없고 자율주행에 더 적합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 구글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어떻게 보나.
- "구글은 일찍부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이미 많은 데이터를 모았을 것이다. 하지만 구글의 자율주행은 구글 생태계의 일부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그 자체가 목적이다.”
- 조인트벤처의 로드맵은.
- "2022년 말쯤 완성차에 장착해 시범 운영하고, 2024년 본격 양산이 목표다. 성능뿐 아니라 원가 측면에서도 만족스러워야 한다.”
- 미국 시장에서 수소차 시장 전망은.
-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도요타 미라이와 현대차가 수소차를 공급 중이다. 연방정부가 충전 인프라에 관심이 많다. 향후 자율주행 차가 레벨 4·5 수준으로 가면 전력 소모가 커 지금과 같은 배터리 전기차로는 한계가 있다.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수소 전기차는 자율주행에도 적격이다.”
- 현대차의 미래 성장 시장은. 중국은 지금 어떤가.
- "중국시장은 물량 공급이 과다했다. 우리도 공장을 하나씩 줄였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큰 시장이다. 곧 정리되리라 생각한다. 신흥시장은 인도도 있지만, 아프리카가 향후 커질 것으로 본다. 아직 시장은 작지만, 인구도 많고 공유시장도 발전의 여지가 많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