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법무장관설에 애매한 답···3차례나 "당에서 할 일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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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조정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하며 새 법무부장관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조정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하며 새 법무부장관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거듭 말씀드린 대로 국회와 당에서 할 일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더 중요한 것은 문재인정부의 성공이고….”

전해철(57)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아침 ‘새 법무부 장관 유력’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내놓은 알 듯 모를 듯한 답변이다. 조국 전 장관 사퇴설이 돌 때부터 전 의원이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 1순위라는 관측은 당내 기정사실이었다. 전 의원은 이날 “고민 중, 또 고심 중에 있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개인적 소망”을 언급하며 기자들과 만난 3분 남짓 동안 “국회와 당에서 할 일이 많다”는 말을 3차례 했다.

전 의원은 이날 당·청 여러 지점에서 법무부 장관 권유를 받은 것은 시인했다. “문재인정부 성공을 위해 (내가) 필요한 일을 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어서 고민 중”이라면서 “검찰개혁을 포함해 문재인정부 성공이 중요하고, 그런 과정에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면 어떻게 피할 수가 있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곤혹스러움은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 제안에 대해 제가 이야기를 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누가, 어떻게 제안했는지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인사검증 정식 절차에 동의한 사실이 없다”면서 청와대가 공식 검증을 하고 있다는 보도 내용도 부정했다. 전 의원은 청와대 연락을 언제쯤 받았냐는 물음에 “아직 확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임명 시기에 대한 언질을 받았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조정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하며 새 법무부장관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조정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하며 새 법무부장관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전 의원과 기자들의 짧은 만남은 이날 오전 10시 10분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장 앞에서 이뤄졌다. 국감 시작 시간(오전 10시)이 되도록 전 의원이 나타나지 않자 정무위 여당 간사인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장관이 되더니 간사 전화도 안 받는다”고 농담했다. 김성원 한국당 의원도 “(전 의원이) 11월 해외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안다”면서 “의원님이 아니라 장관님”이라고 주변에 농을 건넸다.

이 같은 분위기에 전 의원은 더욱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여러 차례 ‘고민’ ‘고심’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당과 특별히 (거취를) 논의하는 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뜻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거취 문제를 “내가 결정할 일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앞서 사석에서 조국 전 장관 임명 전 대체카드로 검토됐던 것에 대해 “구체적 논의가 있었던 건 맞다”고 시인했다고 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다수 핵심 참모가 “‘전해철 법무부 장관’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는 얘기가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차기 법무부 장관 인선과 관련해 “어떤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대통령께서 가지고 계신 생각”이라며 “신중하게 보도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아직 주변에 이렇다 할 답을 주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 의사는 최소 이번 주말(19~20일)을 넘겨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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