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김일성 경기장…평양 남북대결 무관중으로 킥오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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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오프 30분 전까지도 관중석이 텅 비어 있는 김일성 경기장. 결국 관중 입장 없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을 비롯한 축구 관계자 일부만 입장한 가운데 경기가 시작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킥오프 30분 전까지도 관중석이 텅 비어 있는 김일성 경기장. 결국 관중 입장 없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을 비롯한 축구 관계자 일부만 입장한 가운데 경기가 시작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29년 만의 남북 축구대표팀 평양 맞대결이 펼쳐질 김일성 경기장이 텅비었다. 무관중 경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인터넷도 먹통... 실시간 경기 정보 전달 힘들 듯

대한축구협회는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남북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평양 원정 경기를 앞두고 경기 시작 30분 전까지 관중석이 비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15일 밝혔다.

대표팀과 함께 평양에 건너간 축구협회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김일성 경기장에는 관중 뿐만 아니라 외신 기자도 없다고 한다. 북한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남측 응원단과 취재진의 방북을 불허했다. TV 생중계 또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북한과 경기를 앞둔 우리 대표팀의 라커룸 모습. 이름 없이 등번호만 찍힌 유니폼을 입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북한과 경기를 앞둔 우리 대표팀의 라커룸 모습. 이름 없이 등번호만 찍힌 유니폼을 입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북한이 킥오프 직전까지도 관중석에 팬들을 입장시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이 FIFA와 AFC 주관 경기에서 필수로 제공하도록 되어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경기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외부에 전하기 어려운 상황인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 경기 관련 정보를 의도적으로 차단하려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축구협회는 “김일성 경기장의 인터넷 상황이 원활하지 않아 경기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AFC 경기 감독관의 협조를 얻어 득점, 경고, 교체 선수 등 주요 상황이 발생할 때 단문 메시지 형태로 정보를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5만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김일성 경기장은 과거 김일성이 살아있을 때 대중 연설을 했던 장소로 유명하며, 북한에서 ‘축구의 성지’로 여기는 장소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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