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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 한번에 낸 국민연금 납부자···중랑 0, 강남에 몰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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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사옥. [연합뉴스TV 캡처]

국민연금공단 사옥. [연합뉴스TV 캡처]

과거에 안 낸 국민연금 보험료를 나중에 낸 사람 중 5000만원 이상 고액 납부자가 서울 강남구에 가장 많고, 중랑구에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보험료를 나중에 내는 추후납부(추납) 제도가 부유한 사람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10일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추납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추납은 전업주부(경력단절여성 등)나 기초수급자, 행방불명자 등이 과거 보험료를 한꺼번에 낼 수 있는 제도다. 실직·사업실패 등으로 보험료 납부를 면제받은 납부예외자만 추납할 수 있었으나 2016년 11월 전업주부로 확대됐다.

추납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추납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추납 신청자는 2015년 5만8244명에서 전업주부가 가세하면서 2017년 14만2567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2만3559명, 올 1~6월 6만8685명이다.

추납 신청 보험료가 5000만원이 넘는 고액 추납자는 2012년 2월 서울 용산구에서 처음 나왔다. 그때부터 올 6월까지 498명으로 집계됐다. 17개 시·도 중 서울에 191명(38.4%)이 몰려 있다. 경기 23.7%, 경남 4.8%, 대구·부산 각각 4.4%이다. 세종이 0.4%, 제주 1%로 낮다.

5000만원 이상 고액 추납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5000만원 이상 고액 추납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서울의 고액 추납자(191명)는 강남구가 28명(14.7%)이다. 송파구 27명(14.1%), 서초구 19명(9.9%)이다. 강남 3구에 38.7% 몰려 있다. 중랑구에는 한 명도 없다. 금천구 0.5%, 강북구 1%, 성북구·구로구가 각각 1.6%이다.

서울 지역 5000만원 이상 고액 추후 납부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서울 지역 5000만원 이상 고액 추후 납부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올 1~6월 추납 신청자 6만8685명 중 60세 이상이 3만3584명으로 약 절반을 차지한다. 50대가 2만7389명이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불가리아, 프랑스, 독일, 체코, 그리스, 헝가리,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몰타,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스위스 등 주요 선진국들이 추납제도를 운영한다. 다만 벨기에·프랑스·독일 등은 추납 신청에 제한을 둔다. 가령 프랑스는 교도소 수감기간, 장애인 돌봄기간, 대학교육기간에 납부하지 못한 보험료를 추납할 수 있다. 해당 기간이 끝난 지 10년 안에 해야 한다. 직업훈련기간도 추납할 수 있는데, 2년 이내에만 가능하다.

진선미 의원은 “국민연금은 사회보험으로서 생애에 걸쳐 소득을 재분배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런데 고소득자가 뒤늦게 추납하면 성실 납부자와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추납제도가 오‧남용되지 않도록 양육기간, 경력단절기간, 학업기간 등 추납이 필요한 사유를 유형화해서 제한하고, 추납 신청 기한을 특정 연령 이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립암센터,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대한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8/뉴스1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립암센터,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대한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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