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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北 스톡홀름 복귀하라", 한·미·일 북핵 실무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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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8일 워싱턴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협의를 마친 뒤 국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정효식 특파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8일 워싱턴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협의를 마친 뒤 국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정효식 특파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8일 북한의 북극성-3형 시험 발사를 놓고 비공개 회의를 연뒤 "북한은 스톡홀름 실무협상으로 복귀하라"고 밝혔다. 한·미 대북 수석대표도 이날 워싱턴에서 회동했지만 북한을 실무협상으로 복귀시킬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간 양자 및 3자 회동 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양자 및 삼자 공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만 밝혔다.

이도훈 "한·미 공조 잘되고 있고 계속될 것" #국무부 "한미일 삼국 대북공조 중요성 확인" #중국 "북 미사일, 북·미 대화 진전없기 때문"

이도훈 본부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간여 동안 국무부 청사에서 비건 대표와 양자 및 다키자키 국장과 3자 회동을 통해 지난 5일 결렬된 스톡홀름 실무협상 내용을 공유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도 만났다. 이 본부장은 회동 이후 특파원들과 만나 "어떻게 대화의 모멘텀(동력)을 계속 살려 나가느냐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했다"며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안 하기로 했다. 질문을 안 받겠다"며 답을 피했다. 2주 뒤에 북미가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속 보죠"라고만 했다. 대신 "한·미 공조는 잘 되고 있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도 별도 발표문을 통해 "비건 대표가 한·일 수석대표와 양자 및 한·미·일 삼자 회동을 했다"며 "비건 대표는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한·미, 미·일 및 삼자의 긴밀한 공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비건 대표가 한·일 양측에 스톡홀름 협상 내용에 대해 보안을 유지해 달라고 거듭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전에는 협상할 의욕이 없다"며 핵 및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재개를 위협한 상황이기 때문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쥔 중국 유엔대표부 대사가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성 북한 유엔대사는 지난 2일 북극성-3형 발사를 놓고 안보리가 비공개토의를 하기로 한 데 불참했다.[신화=연합뉴스]

장쥔 중국 유엔대표부 대사가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성 북한 유엔대사는 지난 2일 북극성-3형 발사를 놓고 안보리가 비공개토의를 하기로 한 데 불참했다.[신화=연합뉴스]

이날 북한의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시험발사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도 북한의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10월 안보리 의장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매슈스 매트질라 대사는 "안보리는 이 문제에 단합하고 북미가 스톡홀름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성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가 전날 "안보리 소집의 배후가 미국"이라고 비난했지만, 미국은 조너선 코언 부대사가 회의에 참석했다. 코언 부대사는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실무협상의 구체적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북·미 대화에 진전이 없는 것과 연계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전했다.

안보리 소집을 공동 요구한 유럽 국가 6개국(영국·독일·프랑스·벨기에·폴란드·에스토니아)은 회의 뒤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도발적 행동으로 분명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규탄한 뒤 "북한은 선의를 갖고 미국과 의미있는 협상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하는 구체적 조치를 하라"고도 요구했다. 이 규탄성명에는 미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김성 북한 유엔대사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자위권적 조치에 대한 안보리 소집은 위험한 시도"라며 "앞으로 우리가 어떤 조치를 하는지 주의깊게 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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