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체감경기 썰렁한데 부도율은 사상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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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부도를 낸 중소기업 수도 2003년 3210개에서 2004년 2743개, 2005년에는 2200개로 감소했습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부도 중소기업 수가 822개에 불과해 월평균 137개꼴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대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부도낸 곳이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어음부도율 사상 최저치 행진, 부도업체 수 역대 최소'라는 정부 발표에 이견도 적지 않습니다. 고유가와 환율 하락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이 적지 않으니 말입니다. 부도율이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박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기업들이 수표.어음 등을 통한 당좌거래를 하다가 대금을 갚지 못하면 곧바로 부도를 맞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어음대체 결제제도를 활용해 부도를 피하고 있다"며 "부도 위험에 직면한 기업들이 연체 기업으로 모습만 바꾼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실제 기업구매자금대출, 기업구매전용카드, 전자방식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등 어음대체 결제제도가 대거 도입되면서 어음을 사용하는 당좌거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당좌거래 업체 수는 2003년 초 6만6000개에서 지난해 말에는 5만8500개로 줄었습니다. 당좌거래가 줄면 당연히 어음부도율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어음부도율이 급감한 것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대출받기가 쉬워진 이유도 있지만, 기업들이 당좌거래를 통하지 않고 다른 결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 것도 한몫했습니다. 기업들이 어음 결제대금을 대출 등을 통해 막는 경우가 늘었다는 뜻입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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