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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In&out맛] Singapore 퓨전의 나라 맛집의 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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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국가 싱가포르는 거대한 '푸드 코트(Food-Court)'다.

거리를 걷다 보면 수백 개의 식탁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노천 식당가를 곳곳에서 만난다. 호커 센터(hawker center)라고 불리는 이곳은 식사 시간이면 입과 배를 즐겁게 하려는 싱가포르 사람들의 최종 목적지가 된다. 깊은 밤에는 열대의 더위를 위해 밖으로 나온 가족.연인.친구들의 피서처가 되기도 한다. 매콤한 인도식 커리, 향 짙은 말레이시아식 쌀국수, 향긋한 중국식 해산물 요리, 달콤한 사탕수수 주스에 이르기까지 온갖 음식을 즐길 수 있다.

7일 오후 12시30분 맥스웰 마켓 호커 센터. 점심시간에 맞춰 주변 직장인이 몰려 나와 100여 음식 코너마다 북새통이다. 특히 인기 있는 코너엔 줄이 20m 이상 이어져 적어도 30분은 기다려야 맛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싱가포르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김태현(28)씨는 "3~5싱가포르달러(약 2000~3500원)면 원하는 음식을 골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며 "분위기도 국내의 포장마차촌과 비슷해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자주 찾는 곳"이라고 말했다.

노천 음식점이라 해도 위생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싱가포르 정부가 나서 양성화 작업을 해 다른 나라 노천 식당가에 비해 상당히 청결하다. 식재료나 주방 위생상태도 등급을 부과해 관리한다. 점포 앞에 적힌 알파벳이 'A'나 'B'등급이면 안심해도 된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면적은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국민은 7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계를 비롯, 말레이계.인도계.유럽계 등으로 이뤄진 다민족 사회다. 음식 또한 민족별로 이어온 독특한 문화가 서로 어우러져 퓨전 천국이라 할 만큼 다양하고 독특한 먹거리를 갖추고 있다.

싱가포르의 전통 음식으로 꼽을 만한 건 페라나칸 요리. 페라나칸은 17~18세기 싱가포르로 이주해온 중국인 노동자와 말레이시아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2세를 말한다. 중국 요리와 말레이 요리를 혼합해 만들어낸 것인데, 코코넛 밀크로 끓인 쌀국수 '락사'가 대표적이다. 쉘메이스 요리학원의 싱가포르 요리 전문가 세린 찬 교수는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 국가지만 세계 최고의 다양한 먹거리 스펙트럼을 갖추고 있다"고 자랑했다.

<싱가포르> 글.사진=유지상 기자

*** 싱가포르의 대표 '맛거리'

■ 차이나타운의 '스미스 스트리트' 오후 6시 이후 자정까지 20여 개 이동식 노천식당이 영업을 한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레스토랑들이 직접 운영하는 노천식당들이다.

■ 뉴턴서커스의 야시장

푸드 코트가 100여 개에 이르며 오전 4시까지 영업한다. 중국식.말레이식.인도식 등 다양한 민족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클락키의 사테클럽 야시장

유럽풍 노천카페들이 밀집한 곳. 카페에 따라선 오후 9시 이전에 '해피 아워'를 적용해 음료수 값 등을 할인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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