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나노기술 1782억 투자…"첨단 소재 국산화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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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원 기자

정부가 2021년부터 나노기술을 활용한 첨단 신소재 개발에 나선다. 미래차·디스플레이·에너지·바이오 등 유망분야 대상으로 9개 전략과제를 선정해 추진할 예정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의 ‘나노융합 혁신제품 기술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종 통과했다고 밝혔다. 2021~2025년 5년간 국비 1244억원을 포함해 총 1782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 정부는 나노기술을 이용해 수소연료전지용 백금합금 나노촉매도 대량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중앙포토]

10억분의 1m 나노 소재로 OLED·미래차 성능 개선

나노기술은 특정 물질을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에서 정밀 제어하는 기술이다. 크기가 한없이 작아지면 물질의 성질이 변하게 되는 특징을 활용하면 기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당 사업은 기업의 필요에 맞춰 나노기술이 융합된 부품·모듈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자유공모·과제지정형으로 9개 전략과제를 선정해 진행하고, 향후 이를 완제품 분야에 적용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그간 약점으로 꼽혀온 청색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짧은 수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색 OLED에 최적화된 퀀텀닷 소재를 개발한다. 또 미래 차 분야에서는 그래핀·탄소나노튜브 등 나노 탄소 소재를 활용해 전기차의 발열 히터 효율을 개선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는 광대역(5G) 주파수로 발생하는 전자파를 차단해 차내 전자부품 기능이 낮아지는 것을 막는 차폐 부품을 개발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수소 전기차의 동력원인 수소연료전지용 백금합금 나노촉매를 대량으로 생산한다. 수소연료전지에 사용되는 촉매는 수소연료와 대기 중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역할을 하지만, 고가(高價)인 데다 상당량을 일본에서 수입한다는 단점이 있다. 정부는 나노기술을 적용해 촉매 반응을 효율적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내년부터 나노기술을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산하기 위해 수요·공급 기업 간 협력모델을 구축하고 2021년부터 관련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강경성 소재부품산업 정책관은 “이번 사업을 통해 소재 국산화를 앞당기고 미래 신산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