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억 체불' 전윤서 성원그룹 前회장, 도피 10년만에 재판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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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수 전 성원그룹 회장. [연합뉴스]

전윤수 전 성원그룹 회장. [연합뉴스]

10여년 전 거액의 임금을 체불하고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최근 입국해 검찰에 붙잡힌 전윤수(71) 성원그룹 전 회장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특수부(전준철 부장검사)는 2일 근로기준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및 배임), 강제집행 면탈 등의 혐의로 전씨를 구속기소 했다. 또 범행을 공모한 전씨의 아내이자 성원그룹 전 부회장인 조모(67)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2007년 10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성원그룹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과 퇴직금 등 207억원 상당을 체불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06년 8월부터 2009년 8월까지 성원그룹 해외 현지법인 등을 통해 회사자금 26억여원을 빼돌리고, 2007년 12월에는 채권자들의 압류 등 강제집행을 면탈할 목적으로 주식 59억여원을 지인에게 허위 양도한 혐의도 받는다.

전씨는 조씨를 계열사 직원으로 허위로 올리거나 허위 주식배당금 지급 명목으로 14억원을 횡령하고, 계열사 소유 골프장 2곳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저가 매각 청탁을 받고 차명계좌로 10억원을 수수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2009년 직원들로부터 고발당한 전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전씨는 2010년 3월 미국으로 달아났다.

전씨는 여권 무효화 조처로 인해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미국에 머물러오다가 미 사법당국의 추방 결정에도 소송을 제기하며 버텼다.

그러나 전씨는 승소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지난달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검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전씨를 상대로 수사한 끝에 차명 부동산과 주식 등으로 은닉돼 있던 범죄수익 40억원을 찾아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처했다.

아파트 브랜드 '상떼빌'로 잘 알려진 성원건설은 2010년 4월 자금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6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499명이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났다.

전씨는 조씨를 비롯해 처남(부회장), 사위(사장), 큰딸(자금본부장), 작은딸(기획조정실장), 아들(대주주) 등 일가족을 투입해 이른바 족벌체제로 회사경영을 해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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