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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총장 고발' 임은정, '고래고기' 황운하 경찰청 국감 출석한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 [뉴스1]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 [뉴스1]

20대 국회 마지막 경찰청 국정감사가 관심이다. 현직 부장검사가 국감장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는 가하면, 검찰과 관련한 민감한 사건을 수사했던 전·현 경찰 핵심 간부들도 각각 참고인·증인으로 국감장을 찾는다. 경찰청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은 4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울산지검의 중요경제범죄조사단을 이끄는 임은정 부장검사의 출석이 눈에 띈다. 참고인 자격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정 의원이 채택을 요구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행안위 회의록을 보면, 임 부장검사에게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검찰개혁 관련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당 대변인인 이 의원은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와 관련한 검찰의 고강도 수사를 “먼지털기식 수사”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부장검사. [연합뉴스]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부장검사. [연합뉴스]

"부장검사의 경찰청 국감 출석 이례적"  

임 부장검사는 지난 4월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한 인물이다. 그는 김 전 총장 등이 2016년 당시 부산지검 소속 한 검사가 사건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사표 수리로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임 부장검사는 평소에도 자신의 SNS 등을 통해 검찰 조직 비판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부장검사의 경찰청 국감장 출석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어떤 발언이 나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성접대 동영상 관련 의혹도 질의 예상 

또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도 참고인으로 국감장에 선다. 이 전 기획관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이 터졌을 당시 수사를 지휘했었다. 그는 지난 6월 한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해 당시 박근혜 청와대로부터 수사 외압을 받았다고 증언, 파문을 일으켰다.

이세민 전 기획관은 지난 2013년 당시 청와대가 경찰청 핵심간부에게 전화로 김 전 차관 성 접대 동영상과 관련한 내용을 물었고, 이에 지휘라인에 있던 그는 시중에 유포된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 전 차관이라는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청와대 쪽 인사가 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사를 뭉개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국장에서는 별장 동영상 의혹과 관련한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

황운하, '공작수사' 반발 사기도

이 밖에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채택은 야당인 자유한국당 홍문표·이채익 의원이 요구했다. 행안위 회의록 속 증인신청 이유란 보면, ‘공무원 정치 중립 위반 및 검찰수사권 침해·비방’으로 적혀 있다.

울산경찰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시장 측근이 연루된 의혹을 받았던 아파트 건설 비리수사를 벌였다. 당시 수사 총 책임자인 울산청장이 황 청장이었다. 수사팀은 시장 비서실 등을 압수 수색까지 했다. 선거를 한 달 앞두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넘겼고, 이후 재선을 노리던 김 시장은 떨어졌다. 검찰수사 결과, 사건 핵심인물인 김 전 시장 동생(변호사법 위반)과 비서실장 사건(직권 남용 등)은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됐다.

이를 계기로 김 전 시장 측과 소속 정당인 한국당 측은 “경찰의 ‘공작수사’로 불이익(낙선)과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반발했었다.

황 청장은 또 ‘고래고기 환부사건’의 수사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이 사건은 2016년 경찰이 압수한 고래 고기를 검찰이 일방적으로 유통업자에게 돌려주자 동물구호단체가 이를 고발했고, 경찰이 담당 검사를 수사해 검·경간 갈등을 빚었던 사건이다. 황 청장에게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질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국감장에서는 이른바 서울 강남클럽 버닝썬 사건 당시 경찰‘총장’으로 유착 의혹을 받아온 윤모 총경,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 집회 참가인원을 둘러싼 공방도 예상된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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