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진 못 벗었지만, 8월 산업 생산·투자·소비 모두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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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2공장의 싼타페 생산라인 전경.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의 싼타페 생산라인 전경. [연합뉴스]

5개월 만에 생산·투자·소비 3대 지표 동반 상승

일본 수출 규제 두 달째를 맞은 지난달에도 국내 산업 생산과 투자·소비는 전월 대비 모두 늘었다. 산업활동을 살피는 3대 지표가 동반 상승한 것은 지난 3월에 이어 5개월 만이다. 그러나 미래 경기를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제조업 생산능력 역시 최장기간 하락세(13개월)를 이어가는 등 섣불리 산업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잠정 전(全) 산업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0.5% 증가한 108.6(계절조정)을 기록했다. 지난 5월과 6월 두 달 연속 감소하던 지수는 7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자동차·고무·플라스틱을 중심으로 줄어 1.4% 감소했다. 하지만 도소매·금융업 등 서비스 생산이 1.2% 상승해 전체 생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하락세(10개월)를 이어갔다. 그러나 두 지표 모두 전월 대비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장비 등 기계류와 항공기 투자가 늘어난 덕분에 1.9%, 건설투자는 토목 공사 실적이 증가하면서 0.3% 늘었다.

소비는 자동차 신모델 판매 효과와 추석 명절 준비를 위한 음식료품·선물 구매 수요로 크게 늘었다. 전월 대비 3.9%, 전년동기대비로도 4.1% 상승했다. 생산과 투자·소비 등 주요 지표가 '반짝' 상승세를 보이면서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상승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난달 광공업 생산이 기저효과로 조금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늘어 전체 산업생산이 2개월째 증가했다"며 소매판매 급증은 승용차 구매가 늘어난 데다 이른 추석 연휴로 선물 수요 등이 늘어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생산능력·가동률 하락…미래 경기 지표도 부진 

산업 근간이 되는 제조업 관련 지표는 여전히 부진했다.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 아래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하는 제조업 생산능력은 전년동월대비 1.9% 줄어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장기간 하락세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 역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73.8%를 기록했다.

8월 산업 지표는 반짝상승했지만, 경기 부진 추세를 되돌릴 정도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 경기를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여전히 0.1포인트 하락하는 등 넉 달째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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