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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피바다」공연 강제해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동국대생 1천5백여명은7일 오후8시30분부터 교내 만해 광장에서 총학생회주최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북한 혁명가극『피바다』를 공연하려다 교내로 진입한 경찰에 의해 20분만에 강제 해산됐다.
학생들은 2학기 첫 학생총회를 가진 뒤 서울대·고대 등 다른 대학 학생 3백여명이 함께 관람하는 가운데『피바다』공연을 시작했다. 경찰은 18개 중대 2천여명의 경찰력을 투입, 최루탄을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서 공연장에 있던 동국대생등 대학생 1백18명을 연행하고 공연장·학생회관 등지에서 죽창·모의권총 등 연극소품13점과 유인물·포스터 1천5백여장, 쇠파이프등 사용품을 압수했다.
경찰은 연행학생들을 7일 밤과 8일 낮 사이에 전원 훈방하고 4개월 전부터 연극을 준비해온 동국대총학생회 문화부장 박창수군(23·국문4) 과 김창진군(22·국문3)등 2명을 수배했다.
학생들은 경찰이 진입하자 공연장주변을 지키던 2백여명이 돌·화염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하는 사이 대부분 학생회관·공대 건물 등으로 피신했다가 경찰이 철수하자 만해 광장에 다시 모여 오후10시20분까지 항의농성을 벌인 뒤 자진 해산했다.
경찰은 강제해산에 앞서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총학생회측에 공연중지를 통보했으나 총학생회측이 찬반투표 끝에 공연을 강행하자 교내에 진입했다.
『피바다』는『꽃 파는 처녀』『한 자위단원의 운명』과함께 북한의 3대 혁명가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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