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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선박화재 18시간만 완진…위험물질 3만톤 실려 있어 원인조사 지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폭발과 함께 불이 난 선박에 울산시소방재난본부와 울산해경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 경상일보]

폭발과 함께 불이 난 선박에 울산시소방재난본부와 울산해경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 경상일보]

18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울산 염포부두 석유제품운반선 화재가 발생 18시간 30여분 만에 완전히 꺼졌다.

부상자 18명 발생…1명 3도 화상 ‘중상’ 나머지 17명 ‘경상’ #울산대교 29일 정오까지 통제…안전진단 후 통행 재개 #액체석유화학제품 옮겨 싣는 과정에서 ‘불꽃’ 추정 #해경·소방본부 “내달 1일쯤 화재원인 나올 듯”

소방당국은 29일 오전 5시 25분쯤 2만5603t급 케이맨 제도 선적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그로이란드(STOLTGROENLAND)’호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고 밝혔다. 화재 선박에는 액체 석유화학제품 14종 2만7000t가량이 실려 있어 화재 원인 조사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울산 해경 관계자는 “29일 합동 감식을 하려 했지만 열기가 뜨거워 선박 내 진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30일 오후부터 선박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화재 원인 분석까지는 2~3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톨트그로이란드’호 옆에 있다가 같이 불이 난 6583t급 바우달리안호부터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화재로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과 한국인 하역 근로자, 화재 진압에 참여한 소방관과 해경 등 총 18명이 상처를 입었다. 이 가운데 12명은 현장 또는 병원에서 치료 후 귀가했다. 나머지 6명은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자는 해경 1명을 포함해 인도 선원 1명, 한국인 하역 근로자 4명이다. 5명은 경상이지만 1명은 중상인 3도 화상을 입었다.

울산시 재난관리과 관계자는 “중상을 입은 한국인 하역 근로자는 팔과 다리에 3도 화상을 입어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화상 전문치료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울산 동구 방어동 염포부두에 정박한 외국선적 액체화물선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시뻘건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사진 경상일보]

울산 동구 방어동 염포부두에 정박한 외국선적 액체화물선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시뻘건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사진 경상일보]

울산시는 화재로 간접피해를 봤던 울산대교의 안전진단을 했다. 이로 인해 지난 28일 오후 11시 30분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울산대교 통행이 전면 차단됐다. 안전진단 후 케이블 연결상태나 구조상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울산대교 통행을 재개했다.

울산시는 불이 난 석유제품 운반선에 실려 있던 액체 석유화학제품이 바다로 누출되는 2차 오염을 막기 위해 선박 주변에 오일펜스 600m를 이중으로 설치했다. 화학제품 유출이 확인되면 해경에 화학 방제함을 요청할 예정이다. 백승희 울산시 물류해양과장은 “현재까지는 2차 오염이 확인되지는 않았다”며 “모니터링을 지속해서 하고, 2차 오염이 확인되면 화학 방제함을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28일 오전 10시 50분쯤 울산시 동구 방어동 염포부두에 정박해 있던 2만5603t급 케이맨제도 선적 액체화물선 ‘스톨트그로언랜드’에서 발생했다. 사고 선박에는 러시아 선원 10명과 필리핀 선원 15명 등 25명이 승선해 있었다. 이들은 바로 옆에 정박해 있던 6583t급 싱가포르 선적 석유제품운반선 ‘바우달리안’에 알코올 계통의 화학물질 1000t을 옮겨 실을 예정이었다.

울산 해경과 소방본부는 액체 석유화학제품을 옮겨 싣는 과정에서 기계적인 결함 등에 의해 불꽃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원인불명의 이유로 불꽃이 발생했고,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은 소방, 해경이 합동으로 감식을 벌여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내달 1일쯤 나올 예정이다.

울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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