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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불가촉천민' 형제, 용변보다 주민들에게 채찍맞아 숨져

중앙일보

입력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EPA=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EPA=연합뉴스]

인도내 최하위계층인 '달리트(불가촉천민)'에 속하는 아이 2명이 길거리에서 용변을 보다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CNN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 바크헤디 마을에서 12살과 10살인 형제가 아침에 길거리에서 용변을 보다 주민들에게 채찍을 맞고 사망했다. 경찰은 이들을 때려 숨지게 한 두 형제를 체포해 심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숨진 형제는 인도 내 브라만(사제자)·크샤트리아(귀족)·바이샤(서민)·수드라(노예) 등 4계급으로 나눠진 카스트제에 속하지 못하는 달리트 신분이다. 카스트제도는 인도에서 공식 폐기됐지만, 최하위 계층인 달리트는 여전히 천대와 차별의 대상이다.

달리트 계급은 인도의 전역에 거주하며 총인구의 약 15%에 달한다. 이들은 사원 출입과 공동 화장실 사용이 금지되는 등 제약이 많다. 숨진 형제는 마을 공동 화장실을 이용 못 해 길거리에서 용변을 볼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달리트 출신 여성 정치인 마야와티는 "가슴 아픈 사건"이라며 "달리트는 온갖 잔학 행위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추진 중인 '스와츠 바라트(클린 인디아)' 운동과 맞물려 논란이 커졌다. '스와츠 바라트'는 빈민층에 화장실을 보급하는 운동이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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