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조국, 매정한 남편 되더라도 전화 끊었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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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뉴스1]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조국 장관이 지난 23일 자신의 서울 방배동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의 검사 팀장과 전화통화를 한 것을 두고 "법무부 장관으로 매우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기한 조 장관의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그 통화가 어떻게 한국당으로 넘어갔는지 그것도 의심스럽다"면서도 "부인이 급하다고 하더라도 (검사팀장에게) 건강을 염려해서 잘 부탁한다고 얘기한 것 자체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저 같으면 아내가 그렇게 (전화를) 검사에게 바꿔주면 (자신이) 법무부 장관이기 때문에 그냥 아무 소리 않고 끊어버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부인이 사실 119를 불러야 될 만큼 상황이 좀 안 좋았다고 한다"며 "그런 상황에서 집의 가장한테 전화를 한 거기는 하지만 그 가장이 법무부 장관이라면, 본인이 법무부 장관이라면 끊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아내에게는 매정한 남편이 될 수 있지만 전화는 일단 담당 검사와는 전화를 끊어버리고 딸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빨리 집에 가서 아내를 진정시킬 수 있는 그런 조치를 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말했다.

'검찰은 조 장관이 신속하게 진행해달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개입으로 느껴질 여지가 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그렇다. 물론 조 장관이 개입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야당이 이를 두고 '명백한 수사 개입이자 직권남용으로서 탄핵 사유'라며 조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조국 장관이 하필 당사자이고 또 법무부 장관이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일종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것이 탄핵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은 지난 23일 검찰이 서울 방배동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 수사팀장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주광덕 의원은 "검사 인사권과 지휘감독권을 가진 법무장관이 자기 집 압수수색하는 팀장과 전화한 사실 자체가 불법"이라며 "엄청난 압력이고 협박"이라고 주장했으나 조 장관은 "제 처가 (압수수색에) 놀라 연락이 왔고, (검사에게) 처 상태가 안 좋으니 차분하게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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