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세계에 알릴 길은? 번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문화나 문학을 행사화하는 것은 옳은가. 문학이라는 것은 대대적인 홍보활동의 성격을 띤 행사들로써 (외국문명과)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

지난해 우리나라가 주빈국을 맡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을 받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그때 주빈국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의 일갈이다. 한국문학(또는 문화)을 해외에 알리는 건, 일회성 이벤트로 될 일이 아니라 제도화된 번역으로 가능하다는 반성의 표현이다. 조직위 외부인사가 아닌, 조직위원장의 발언이어서 더 신선하다.

한국문학번역원(원장 윤지관)이 20일 오후 2시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한국문학 세계화의 현실과 전망'이란 주제로 대토론회를 연다. 토론회는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한국문학의 세계화 문제를 고민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기사 머리의 날선 발언은 김 교수가 '한국 도서의 해외 진출과 경쟁력 확보 전략'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발표할 원고에서 발췌한 것이다.

2001년 설립된 번역원은 지난해 특수법인이 되면서 기능과 역할이 크게 강화됐다. 이번 행사는, 높아진 위상의 번역원이 처음 여는 토론회다. 그만큼 공을 들였다. 그래서 박철 한국외국어대 총장, 최영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장, 염무웅(영남대).최동호(고려대).김명환(서울대).김철(연세대).방민호(서울대) 교수, 작가 오수연씨 등 한국문단의 쟁쟁한 인사들이 토론장에 나온다. 윤지관 번역원장은 "한국문학의 해외번역 출판은 이제 사회적 의제의 문제"라며 "정부당국의 획기적인 인식전환과 대비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손민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