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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 안한다더니…‘왕따 트럼프’ 기후 정상회의 깜짝등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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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변화정상회의에 깜짝 참석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변화정상회의에 깜짝 참석했다. [EPA=연합뉴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깜짝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기후회의 대신 종교회의 주재로 불참 예상 #15분 동안 짧게 참석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트럼프 "깨끗한 공기 중요해, 스스로 해야"

이날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행동정상회의에 등장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연설을 들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배석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오는 2021년 파리 기후변화협정 시행을 앞두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각 국가와 민간 부문의 행동 강화 계획을 발표하고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5년 서명한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2017년 6월 탈퇴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문제에서는 '지구촌 왕따'였다. 이번 정상회의에도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깜짝 등장은 오래 이어지지는 않았다. 약 15분 동안 모디 인도 총리와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설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같은 건물에서 열리는 '종교의 자유 보호를 위한 국제적 요구' 행사를 주재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깨끗한 공기와 깨끗한 물을 크게 신봉하는 사람이며 모든 나라가 모여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국가들)은 스스로 해야 한다. 아주, 아주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한 발짝의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툰베리(16)가 정상들을 향해 "당신들이 빈말로 나의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았다"면서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에 충분히 나서지 않고 있음을 비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줄이고, 2050년에는 '기후 중립'이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국가들은 기후변화 협정상 약속을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며 "일부 당사국의 (협정) 탈퇴가 세계 공동체의 총체적인 의지를 흔들거나 국제협력의 역사적인 흐름을 되돌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발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기후변화는 우리 시대의 가장 심각하고 우려되는 현상 중 하나"라며 "상황이 좋지 않고 지구가 고통받고 있지만 기회의 창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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