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씨 "北 이념으로 북한 체제 평가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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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가정보원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송두율씨를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대우했고 거금을 주는 등 극진히 대접했다. 이를두고 북한이 宋씨 이론의 활용가치를 높이 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宋씨가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 박사학위 논문 '계몽과 해방'(1988년 한길사)이 국내에서 출간된 뒤 진보적인 이론지 '사회와 사상'이라는 잡지에 고정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는 한국의 민주화 운동이 위기에 봉착한 때다. 사회주의가 붕괴되고 주체사상도 열기가 식었다. 이때 등장한 宋씨는 풍부한 철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이론으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주체사상과 북한에 대한 글을 여기저기에 싣기 시작한다. 본인의 방북 경험을 소개하거나, 주체사상과 마르크스주의 철학과 비교하는 등의 비교적 객관적 내용이었다.

이런 과정에서 제시된 것이 '내재적 접근법'. 그의 교수임용 논문인 '소련과 중국'(1990년 한길사)을 통해 처음 소개한 연구방법론으로 북한을 연구할 때 북한이 지향하는 이념에 비춰 북한 체제의 성과를 비판.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 북한이 宋씨의 활용가치를 높이 평가한 근거로 보인다.

최근 宋씨는 남북한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세계화 시대의 남한'과 '주체'의 북한이 함께 존재하는 현상을 극복하는 제3의 통일을 주장한 것이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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