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과도한 관심, 엄청나게 많은 보도량을 문제 삼았다.
가장 많았던 3월과 8월만 따지면 #'조국'이 '미세먼지'보다 많지만 #연간 전체로는 '미세먼지'가 많아
언론의 보도 건수, 기사수 자체가 관심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국립환경과학원이 내놓은 자료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미세먼지 관련 보도량을 살펴본 자료(보고서)다.
보고서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의문이 생기게 된다.
과연 미세먼지 보도량이 많았을까, 조국 장관에 대한 보도량이 많았을까.
미세먼지 기사 한달간 1만4736건
지난달 국립환경과학원이 내놓은 자료 제목은 '대기 질 예보관 역량 강화 교육자료'다.
이 자료의 한 파트가 '언론을 통해서 본 미세먼지 예보'이고, 여기에는 언론의 미세먼지, 미세먼지 예보 기사수를 분석한 결과가 담겨있다.
환경과학원은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운영하는 '빅카인즈(BIGKinds)'에서 54개 언론사 기사를 대상으로 '미세먼지'라는 키워드를 검색했다.
환경과학원이 2013년 1월부터 2019년 7월 사이 기사수를 분석한 결과, 월별 '미세먼지' 기사수는 지난 3월이 가장 많았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미세먼지와 관련해 모두 1만4736건이 보도됐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3월 6일 하루에만 미세먼지 기사가 1535건이나 보도됐다.
지난 3월에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열흘 동안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이어지고, 비상 저감 대책이 시행될 때였다.
그렇다면 같은 방식으로 빅 카인즈에서 '조국 후보자'를 검색하면 어떨까.
지난 8월 9일 장관 후보자로 발표되고, 지난 6일 청문회까지 마친 후인 지난 8일까지 한 달 동안 '조국 후보자' 기사수는 모두 2만2252건이었다.
기사가 집중적을 쏟아진 한 달(31일)만 따지면 조국 후보자 기사가 단연 많았다.
9월까지 미세먼지 기사 5만3252건
하지만, 2019년 1월 1일부터 9월 12일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상황이 달라진다.
중앙일보가 빅 카인즈에서 2019년 1월 1일부터 9월 12일까지 '미세먼지'를 검색한 결과 총 기사수는 5만3252건이었다.
같은 기간 조국 장관에 관한 기사는 총 3만3006건이었다. 이는 '조국 민정수석'과 '조국 교수', '조국 후보자', '조국 장관' 등 시기별로 조국 장관의 신분 변화에 맞춰 각각 검색한 뒤 기사수를 합산한 값이다.
더욱이 '조국'이란 키워드로 단순 검색해 '조국(曺國)' 외에도 '조국(祖國)' 기사까지 포함하더라도 모두 4만1638건으로, 미세먼지 기사보다는 적었다.
환경과학원은 자료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대체로 낮은 여름철에는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져 관련 기사수도 적었다"며 "늦가을부터 봄 사이에 기사수가 많았고, 그중에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다소 높은 시기이지만 야외 활동 수요가 높은 봄에 미세먼지 관련 기사수가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는 가장 큰 이슈
미세먼지는 다른 국내 주요 이슈와 비교해도 기사수가 많았다.
예를 들어 ▶중국 무역(전쟁) 3만264건 ▶경제 위기 2만7490건 ▶경기 침체 1만4660건 ▶일본 (경제)보복 2만889건 ▶일본 아베(수상) 2만1074건 ▶북한 핵무기 5989건 ▶프로야구 7616건 등보다 훨씬 많았다.
미세먼지가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라는 걸 기사수로도 증명한 셈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