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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담긴 ‘의미’가 너무 좋아…명절에 어울리는 우리술 9

중앙일보

입력

오랜만에 모이는 가족과 함께 한 잔 하기 위해 또는 정성을 담아 선물을 할 때 어떤 술을 살지 고민된다면 우리술 이름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보자. 술을 빚는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술 익어가는 시간을 기다리며 마음을 쏟았을지 헤아려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술 전문가이자 ‘대동여주도(酒)’ ‘언니의 술 냉장고 가이드’ 콘텐트 제작자로서 F&B 전문 콘텐트 마케팅 회사 PR5번가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민 대표가 추석 술상에 딱 어울리는 덕담을 이름으로 가진 9개의 술을 추천해줬다.

만개의 강에 달이 비치니 좋구나”

만강에 비친 달(강원도 홍천 예술주조), 알코올 도수 10도

만강에 비친 달 (강원도 홍천 예술주조), 알코올 도수 10도

만강에 비친 달 (강원도 홍천 예술주조), 알코올 도수 10도

강원도 홍천의 찹쌀과 미니 단호박, 전통 누룩을 원료로 옹기에서 140일 발효·숙성시킨 이양주(두 번 빚은 술)다. 알코올 10%의 생 탁주로 감미료는 일체 들어가지 않았다. 단호박에서 나온 노오란 술 빛깔이 달빛을 연상시키는 ‘만강에 비친 달’ 이름은 ‘만개의 강에 달이 비친다’는 의미로 사랑과 평등을 형상화한 것이다. 요즘같이 나라 안팎이 어수선 할 때 사랑과 자비가 온 누리 모든 사람에게 고루 펼쳐지기를 기원하며 마셔보자.

남은 한 해 운수 대통하세요!”

대통대잎술 (전남 담양 추성고을), 알코올 도수 15도

대통대잎술(전남 담양 추성고을), 알코올 도수 15도

대통대잎술(전남 담양 추성고을), 알코올 도수 15도

대나무의 고장 담양을 대표하는 술로 대한민국 식품명인 22호 양대수 명인이 빚고 있다. 누룩과 고두밥으로 빚어 발효시킨 술에 구기자·오미자·산약·갈근 등의 약재를 넣고 발효시킨 뒤 자연산 대나무 통에 주입해 2차로 숙성시킨다. 대나무 통에 약주를 특수한 공법으로 주입한 후 밀봉해서 더욱 짙은 대나무 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동봉된 작은 나무망치로 밀봉된 대나무 상단에 구멍을 뚫어 마시기 때문에 온 가족이 모였을 때 흥미로운 볼거리도 선물할 수 있다. 이름인 ‘대통’에는 ‘운수대통’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 가족과 지인들에게 ‘대통하시라’는 덕담을 주고받으며 마시기 좋다. 선물용으로도 추천한다.

네 마음 속에 나 있다”

니모메(제주 애월읍 제주샘주), 알코올 도수 11도

 니모메(제주 애월읍 제주샘주), 알코올 도수 11도

니모메(제주 애월읍 제주샘주), 알코올 도수 11도

서귀포시 부근 논에서 재배한 쌀과 제주도 특산물인 제주 감귤의 껍질을 발효시켜 만들어 맛과 향에는 감귤의 풍미가 그대로 담겨 있다. 상큼 달콤한 향, 쌉사름한 끝 맛과 여운이 좋은 술이다. 단맛이 과하지 않아 반주로 즐기기에도 좋다. 얼음을 넣어 차게 마시면 재료의 특성이 더욱 살아난다. ‘니모메’는 제주도 방언으로 ‘너의 마음에’ 라는 뜻. 마시는 사람의 마음속에 기억되고 싶은 맛이라는 의미를 담아 제품명을 지었다고 한다. 명절 음식 준비로 고생하는 엄마와 아내를 위한 술로 준비해보자.

우리 가족의 꿈과 소망을 기원합니다.”  

여포의 꿈(충북 영동 여포와인농장), 알코올 도수 12도

여포의 꿈(충북 영동 여포와인농장), 알코올 도수 12도

여포의 꿈(충북 영동 여포와인농장), 알코올 도수 12도

충북 영동에서 생산되는 와인 ‘여포의 꿈’은 양조자 여인성 대표의 별명인 ‘여포’를 그대로 따서 이름 지었다. 언젠가는 진짜 좋은 와인을 만들겠다는 대표의 꿈이 고스란히 담긴 이름인 만큼 가족의 꿈과 소망을 기원하며 마시기 좋은 한국 와인이다.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 등의 청포도를 씨와 껍질을 제거한 후 저온에서 숙성·발효시켜 만들었다. 연한 살구색을 띠며, 상큼한 복숭아 등의 과일향이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은은한 달콤함이 있어 여성들이 마시기에도 좋다. 이방카 트럼프 방한 시 만찬주로 선정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조상님 감사합니다!”

감사(경기 용인 술샘), 알코올 도수 14도

감사(경기 용인 술샘), 알코올 도수 14도

감사(경기 용인 술샘), 알코올 도수 14도

경기도의 멥쌀 100%로 빚어낸 프리미엄 청주다. 직접 만든 누룩을 사용했다. 좋은 술 맛을 내려면 좋은 쌀을 써야 한다는 철학으로 나라미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싼 경기도의 좋은 햅쌀을 썼다고 한다. 쌀·물·누룩 외엔 일체의 첨가물과 인공감미료를 배제했다. 찹쌀로 빚은 시중 청주의 달고 끈적이는 문제를 기술적으로 보완해 드라이하고 깔끔한 맛의 술로 탄생시켰다. ‘감사’라는 이름은 인생에서 가장 값진 선물인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며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았다는 뜻이다. 설·추석 명절에 조상님께 올리기 좋은 술이기도 하다.

옛 향수와 추억에 젖어 한 잔”

향수(충북 옥천 이원양조장), 알코올 도수 9도

향수(충북 옥천 이원양조장), 알코올 도수 9도

향수(충북 옥천 이원양조장), 알코올 도수 9도

70~80년대의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밀 막걸리를 요즘은 찾아보기 어려운데, 90년의 역사를 이어온 충북 옥천 ‘이원 양조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막걸리의 이름은 ‘향수’. 정지용 시인의 동명의 시에서 차용한 이름처럼 옛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맛을 지녔다. 100% 우리 밀로 만든 막걸리로 인공감미료는 일체 넣지 않았다. 특유의 걸쭉한 맛과 질감이 주당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하다. 밀 막걸리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막걸리를 추천한다.

사랑하는 님과 함께”

사미인주(전남 장성 청산녹수), 알코올 도수 8도

사미인주(전남 장성 청산녹수), 알코올 도수 8도

사미인주(전남 장성 청산녹수), 알코올 도수 8도

아낙들이 생쌀을 씹어 뱉어 담근 술인 ‘미인주(美人酒)’의 유래와 함께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思美人曲)의 의미를 담은 막걸리다. ‘님에 대한 그리움이 어찌 달콤하기만 하겠는가!’ 상상하며 막걸리의 맛을 표현했다는데 한 마디로 님과 함께 마시는 ‘아름다운 술’이란 뜻이다. 사미인주는 노령산맥 암반수와 전남 장성에서 생산된 친환경 햅쌀, 직접 띄운 전통 누룩으로 정성스럽게 빚고 숙성시킨다. 인공감미료가 첨가되지 않아 조금 드라이한 맛인데, 천연 벌꿀과 국내산 사과 농축액을 더해 싱그러운 과일 향과 산뜻한 풍미를 지녔다. 명절 연휴에 사랑하는 님과 함께 맛보기 좋은 막걸리다.

친구야 우리 한 번 통할까”

사시통음주(강원도 횡성 국순당), 알코올 도수 18도

 사시통음주(강원도 횡성 국순당), 알코올 도수 18도

사시통음주(강원도 횡성 국순당), 알코올 도수 18도

‘법고창신’은 사라졌던 우리술을 복원하는 국순당의 브랜드고, ‘사시통음주’는 국순당의 대표적인 복원주다. 사시사철 빚어 친구들과 통하며(通) 마셨던(飮) 술이라는 뜻이다. 원료는 쌀과 밀가루다. 『술 만드는 법』(酒作法·찬자 미상, 1800년도 말엽의 한글 필사본)에 수록돼 있는 제법으로 복원되었다. 발효주 치고는 높은 알코올 도수에도 부드러운 목 넘김, 감칠맛 나는 신맛과 산미가 일품이다. 원재료 중 밀가루가 특유의 감칠맛을 끌어낸다. 사시통음주의 산미는 고기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각종 고기류를 비롯해 한식 요리에 두루 잘 어울리는 술이다.

당신과 나의 바람을 담아 한 잔”

문경바람 (경북 문경 오미나라), 알코올 도수 40도

 문경바람(경북 문경 오미나라), 알코올 도수 40도

문경바람(경북 문경 오미나라), 알코올 도수 40도

대표적인 사과 주산지인 문경의 양조장 오미나라에서 만든 사과 증류주다. 생산자는 30년 넘게 위스키를 만들어온 위스키 명인이자 양조학의 대가인 이종기 교수. 일체의 인공적인 첨가물 없이 자연 그대로를 발효해 증류, 숙성시켜 만든 증류주다. 사과가 90% 이상 들어갔지만 전혀 달지 않고, 특유의 사각사각한 느낌을 그대로 간직해 차게 마시면 상큼하게 한입 털어 넣기 좋다.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세계적인 명주를 개발하겠다는 양조자의 목표와 바람을 담은 술이다. 남은 한 해의 좋은 결실을 기원하며 마시기 좋다.

정리=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PR5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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