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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통 빠져 민생치안 푸대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경찰간부 대규모 인사 안팎
치안감 2명·경무관 8명 등 경찰 고위 간부직에 대한 승진에 이어 전국 9개시·도 경국장을 포함한 경무관급 이상 32명에 대한 전보 인사가 31일 단행됐다.
이번 인사는 곧이어 1백 50명 규모 전국 일선 경찰서장의 대폭 교체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6공 출범이래 경찰 최대 인사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6공들어 「용산 마피아」 「변칙 승진 경무관」「연령 정정 간부」 등 경찰 내부문제가 연이어 터져 그 동안 소폭의 자리 메움식 인사만이 있었기 때문.
지난 5월 부산 동의대 사태이후 취임한 김우현 치안 본부장 역시 최근 들어서야 이러한 경찰 인사 비리가 거의 정리된 것으로 판단, 전격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벌써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가 90년대 치안청 독립을 앞두고 인사관행의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일부 균형을 잃은 인사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치안감으로 승진된 김영두 경북도 경국장· 김종일 대구시 경국장은 84년 경무관 승진자로 서열상 무리가 없지만 이른바 현직 TK지역 시·도 경국장이었다는 점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
또 이들의 승진으로 전체 치안감 13명중 84년 경무관 승진자가 모두 7명이나 되어 후배중에서 한명쯤 발탁하는 것이 좋지 않았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비해 경찰의 꽃이라 불리는 경무관 승진 인사는 전체 8명중 군 출신이 2명 포함되는 등 극히 이례적이며 원칙에서 벗어나는 인사라는게 중론.
경찰내부에서는 숫자상으로도 학사경찰 출신 2명, 경찰간부 후보 출신 3명, 고시 출신 1명에 비해 81년 군 출신 총경 5명 가운데 2명이나 경무관으로 승진한 것은 6공 들어서도 경찰인사에 군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무더기 경무관 승진으로 물의를 빚였던 87년 강민창 치안본부장 시절에도 전체 승진자 17명 중 군 출신이 2명에 불과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승진자 중엔 정보·경비 부서 출신이 대부분이고 수사통은 1명도 포함되지 않아 최근 경찰이 강조해온 민생 치안확립 우선 방침과는 거리가 먼 인사라는 불평도 있다.
치안감·경무관 보직인사의 특징은 취임 5개월째인 김치안 본부장의 친의 체제 구축으로 신임 김영두 본부 1차장·김원환 4차장·허진원 5차장 등이 김 본부장과 함께 이른바 TK출신이며 본부장 직속기구인 감사부장에도 김 본부장과 학사 경찰 동기며 TK출신인 윤정원 제주 도경국장이 발탁됐다.
이밖에 부산 동의대 사태, 경찰관 집단 사표 제출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김정웅 부산시경국장이 의원 면직되고 최재삼 경남도 경국장이 경질된 것은 경찰기강 확립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치안감에서도 고참급인 남상룡 본부 5차장이 후배 치안감에게 밀려 중앙 경찰 학교장으로 전보된 것은 대공경찰의 사기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있다.

<최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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