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 vs '옹호'…사안 따라 달라지는 빚투 반응

중앙일보

입력

어머니가 장기간 채무를 갚지 않고 있다는 '빚투' 논란을 겪은 코미디언 김영희(왼쪽)와 배우 김혜수. [인스타그램·일간스포츠]

어머니가 장기간 채무를 갚지 않고 있다는 '빚투' 논란을 겪은 코미디언 김영희(왼쪽)와 배우 김혜수. [인스타그램·일간스포츠]

지난해 11월 래퍼 마이크로닷으로 시작된 ‘빚투’(빚+too) 논란은 지난달 배우 김혜수로까지 이어졌다. 다양한 연예인이 빚투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지만 사안에 따라 대중의 반응은 달랐다.

마이크로닷과 코미디언 김영희는 빚투 논란이 불거진 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김영희는 최근 한 교양프로그램에 초대손님으로 출연해 “지난해 겨울이 유독 추웠다. 멘탈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심경을 전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8개월 만이었다. 그는 “방송에서 불러줬기에 출연했지만 빚투를 겪고 ‘연예인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자기 힘든 거에 변명만”(ukgw****) “보고 싶지 않음”(myli****) 등 상당수가 부정적인 여론이었다. 물론 “항상 응원합니다”(judy****)와 같은 응원도 있었다.

부모가 사기 혐의로 재판 중인 마이크로닷의 복귀여론 역시 여전히 싸늘하다. 지난달 그가 국내에서 조용히 낚시하러 다닌다는 근황이 전해지자 “피해자들과 달리 살만한 것 같다”는 냉소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김혜수 빚투 의혹에는 동정 여론이 일었다. 김혜수는 어머니가 13억원에 달하는 빚을 갚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미 십수 년 전부터 금전 문제를 일으켜 온 어머니를 대신해 변제책임을 떠안아 오다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혜수 관련 소식을 전한 기사에는 “힘내라”는 댓글이 다수였다.

전문가는 부모의 채무가 자녀와 관련됐는지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부모 자식 사이라고 해서 무조건 (대중이) 엮지는 않는다”며 “김혜수는 어릴 때부터 연 끊고 산 부모 때문에 고생했다는 진정성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부모의 언론 노출 빈도가 잦을수록 대중의 분노는 커진다는 게 정 평론가의 설명이다. 김영희 어머니와 마이크로닷 부모는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다. 정 평론가는 “돈을 못 받은 분들은 방송에서 그런 모습을 보며 어떤 기분을 느끼겠냐”며 “채권자의 마음과 달리 이들이 웃으며 출연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라 대중의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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