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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교실」서 대입판가름|달라지는 대입 개선안 내용과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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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문제점>
문교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제도연구팀(고대 박도정교수·인천대 장석우교수·한국교육개발원 강무섭수석연구원)에 의뢰, 마련한 「대입제도 개선방안」은 대학입학 적격자를 선발하고 중등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며 대학의 자율성과 대입제도의 공공성을 신장시키는데주안점을 두고 있다.
연구팀은 『고교내신성적의 반영비율을 상향조정하고 특별활동·행동발달상황 및 교내·외 봉사활동까지 임시에 반영, 객관식·암기위주의 수업방법을 탈피해 학교교육 정상화와 전인교육의 기반을 마련하고 임시의 과목 수를 줄여 수험생의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개선안의 기본방향을 설명했다.
적성시험을 국가에서 관리하고 대학별 필담고사의 출제지침을 마련하는등 출제방향을 조정하여 과열과외 욕구를 줄이며 내신성적 산출에서 고교의 차이를 의도적으로 무시,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이나 학교의 학생에 대한 진학 기회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내신성적 반영비율이 상향조정되고 등급간 점수차가 확대조정돼 학부모의 학교출입이 잦아지는등 치맛바람 열기가 되살아나고 학생회·취미클럽활동등 학교생활 성적이 점수로 환산될 경우 학생들에게 교사의 눈치를 살피는 의존적인 인성이 형성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내신성적중 특별할동등에 대한 평가를 얼마니 합리적인 평정기준에 따라 실시해야 학부모·학생들이 승복할 것인지가 개선안의 성패를 좌우할것으로 전망된다.
또 적성검사의 타당성을 확립하는 문제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습부담을 가져오게 하고 고득점 훈련을 위한 과외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대학의 부정입학 문제로 대학이 불신을 받고있는 시점에서 대학에 학생선발의 자율성을 보장함으로써 예상되는 부조리현상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대입제도 개선안이 확정되면 45∼53년 대학별 단독시험제, 54년 대학입학 국가연합고사·대학별고사 병행, 55∼61년 대학별 유시험·무시험제, 62∼63년 대학입학자격국가고시, 64∼68년 대학별 단독시험제, 69∼80년 대학입학예비고사·대학별본고사 81년 이후 대입학력고사·내신제등 그동안 7번의 변화중 어떤 변화보다 큰 「대입제도의 혁명」이라고 볼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교과목별 지식 암기 위주시험에서 고교생활 전반에 대한 평가로 대입제도가 바뀌는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모든 학생과학부모는 물론 사회로부터 학교, 특히 고교가 신뢰받고 평가자체가 권위를 인정받는 일이 필수적 요건이 될 것이다.

<개선안>
93학년도 시행예정인 새 대입제도의 진행절차는 대학교육적성시험(선시험)-대학지원(선지원)-대학별고사(후시험)순이다.
93학년도부터 고3과 재수생등 수험생은 1학기말과 2학기중 중앙교육 평가원이 객관식으로 출제하는 적성시험을 치른뒤 대학에 지원, 적성시험과 고교내신성적을 제출한다. 대학에 따라서는 이어 중앙교육평가원의 문제은행, 대학간 연합, 대학간 단독출제등 3방식중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한 출제방법에 따라 2과목 이내의 필답고사를 치른다.
대학은 적성시험 성적만으로 1차전형후 내신성적(40%이상)과 대학별 고사성적으로, 혹은 적성시험(30%이상)·고교내신(40%이상)이나 대학별고사(30%이내) 성적을 이에 종합하여 합격자를 결정한다.
대학별 필답고사 과목지정은 2학년중 발표되고 대학의 전·후기 분할모집과 복수지망이 적극 권장돼 대학선택의 기회가 넓어진다.
◇3개영역적성시험=적성시험은 내신성적이나 필답고사에서 다루게될 특정교과목에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벗어나 대학교육수학에 필요한 능력과 적성 및 고차적 정신능력을 측정하며 대학지원자는 필수적으로 응시해야한다.
언어·영어영역에서는 어휘(의미)이해·해석·활용능력을, 수리영역은 기본개념·수리력(수리력)을 측정한다.
출제방식은 4지 또는 5지선다형으로 중앙교육평가원이 문항을 개발·확보한뒤 문제은행식 출제를 하며 시험시행·채점관리도 맡는다.
◇지방역류현상예상=내신성적은 반영비율을 현행 30%에서 임시전형 총점의 40%이상으로높여 적성시험이나 대학별 필답고사에 포함되지 않는 과목이나 영역의 교육이 고교에서 소홀히 취급되는 것을 막고, 교육여건이 나쁜 지역이나 학교의 출신학생 및 근로청소년등의 대학진학 기회가 확대된다.
따라서 고교평준화제도에서의 학교차를 의도적으로 무시해 서울 8학군의 우수학생은 상대적으로 불리하게되며 지방으로의 학생역류현상도 예상된다.
현행 교과성적 90%, 출석성적 10%로 된 내신성적 산출이 교과성적 80%에 출석성적 10%, 특별활동·행동발달 상황 및 교내·외 봉사활동·평정점수 10%로 한다.
교과성적의 등급은 10등급으로 세분화하고 기본점수의 수준을 현행 86.3%에서 70%로 낮춰 등급간 점수차를 확대조정키로 했다.
◇행동발달의 점수화=출석성적과 특별활동등의 성적은 현재의 5등급을 3등급으로 분류하고 기본점수의 수준은 80%가 되도록 객관적인 평정기준을 한국교육개발원이 마련중이다. 또 내신성적산출을 위한 학습평가반영을 개선하는 한편 예·체능계 교과의 실기평가를 보다 합리적으로 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앞으로 실기평가의 비중을 하향 조정키로 했다.
과학고교등 특수목적고교의 내신반영방법은 별도로 정해 불이익을 최소화한다.
◇대학별 고사는자율=필답고사의 채택여부·출제과목·반영방법 및 비율등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출제과목은 전공계열별 또는 학과별 특성을 고려하여 2과목이내로 하며, 출제방법은 중앙교육평가원 문제은행 문항을 활용하거나 대학간 연합공동출제·대학단독출제등 세가지 방법중 대학이 선택한다.
대학별 시험은 50%이상을 논문형 위주로 출제하되 교육과정의 정신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평가원이 「출제지침」을 따로 마련키로 했다.
면접및 구술고사는 적성시험·내신성적·필답고사의 결과를 보완해주는 자료로 활용하고 면접지를 개발해 채점의 객관상을 높이며 결과를 점수화하여 최종전형에 임시사정총점의 10%이내로 반영하거나 합격·불합격의 판정자료로만 이용한다.
◇특별전형확대=특별전형대상은 예·체능 분야 및 문학·어학·수학·과학분야에서의 특수재능보유자, 직장경력 3년이상인 산업체 근로자 및 경력에 관계없이, 고교를 졸업한뒤 10년이상인 만학자, 교포 및 외교관 자녀등이다.
특별전형대상자는 적성시험에서 일정한 최저기준에 적합해야하고·예·체능, 문학등 특수재능보유자는 국제 또는 국가수준의 경시대회·별도대회등에서 우수한 재능을 발휘해 일정수준의 임상권내에 들어가야 한다.
산업체근로자와 만학자는 야간대학에·한정하되 선발규모를 각각 정원의 50%이내, 정원외 20%이내로 규정했다.
특권층자녀의 특혜 입학시비로 논란을 빚고 있는 교포 및 외교관 자녀의 정원외 입학은 1%이내로 제한했다. 현재 대학별 선발인원은 이대 3.2%, 고대·연대 1.5%, 서울대 0.77%수준이다.
◇문제은행 이용권장=연구팀은 특히 대학별로 출제되는 필답고사가 고교교육과정을 벗어나거나 지나치게 어렵게 출제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중앙교육평가원이 질높은 문제은행을 개발·운영하며 각 대학이 이를 적극 활용토록 권장해야한다고 권고했다.
또 대학입학시험이 대학자율에 따라 관리됨으로써 예상되는 부조리 현상에 대한 행정적 대처방안과 특별전형에 대비하여 남발될 수 있는 각종발표대회등을 선별하고 인정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과 아울러 대학별로 입시업무를 관장하는 상설위원회를 구성, 선발의 공정성을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도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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