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특혜 의혹에 휩싸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졸업한 고려대학교와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에서 23일 명확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 본관 앞 중앙광장에 모인 500여명(주최 측 추산)의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명백한 진상규명', '자유·정의·진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무엇을 믿고 젊음을 걸어야 합니까',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조 후보자의 딸의 입학 과정에 대한 명확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서소문사진관]
이날 중앙광장 한켠에는 “고려대는 조모씨의 입학과 관련된 진실을 밝히라” 등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설치되기도 했다. 또 후문의 게시판에는 지난 2013년 철도 민영화, 불법 대선 개입 등 사회문제를 다룬 내용으로 당시 화제가 됐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부착되기도 했다.
행사에 앞서 고려대학생들은 보수 정당 관계자 등의 외부인들 참여를 막기 위해 신분확인 절차를 미리 실시했다. 이들은 "철저하게 학교 내부의 문제로 처리해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을 지양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진상규명 촉구하라, 입학처는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중앙광장부터 인재발굴처가 있는 본관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집행부는 학교 측에 선언문을 제출했고,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 이날 집회에 모인 학생들은 촛불 대신하여 핸드폰 손전등을 높이 들었다. 학생들은 안전상의 문제와 수량 부족으로 직접 촛불을 들지는 않았다. 이후에는 응원가를 다 같이 함께 부르며 이날 집회는 오후 8시 40분쯤 마무리됐다.
같은 날 8시께 조 후보자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있는 서울대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다.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에 모인 약 500명(주최 측 추산)이 넘는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학생들은 '조국 STOP(스톱)', 한번 뱉은 말은 주워담지 못한다'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앞서 조 후보자의 딸 조씨는 2010년 고려대에 입학했다. 조씨는 입학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고교 시절 2주간 인턴으로 참여하고 제1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논문을 포함한 10여개의 인턴십·과외활동 경력을 기재했다. 조씨는 단국대 논문 등 고교시절 활동이 특혜를 받아 부풀려진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고려대는 입학 사정을 위해 제출된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 경우 입학 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