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文대통령, 소설 '그남자 264' 작가에 편지…김원봉 논란 언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소설가 고은주에 보낸 친서. [문학세계사 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소설가 고은주에 보낸 친서. [문학세계사 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고은주 작가의 소설 『그 남자 264』를 읽고 작가에 편지를 보냈다고 13일 도서출판 문학세계사가 밝혔다. 『그 남자 264』는 항일 시인 이육사의 생애를 그린 신작 장편소설이다.

문 대통령은 편지에서 “보내주신 소설 『그 남자 264』를 재미있게 읽었다”면서 “육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명이고 특히 그의 시 ‘광야’를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소설 내용처럼 나 역시 지금까지 당연히 넓을 광의 ‘광야’일 것으로 여겨 오다가, 빌 광의 ‘광야’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더욱 그 의미가 절실하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현충일 추념사에서 광복군에 합류한 김원봉의 조선의용대를 말한 이후 논란을 보면서 이육사 시인도 의열단이었다고 주변에 말하곤 했는데, 소설에 그런 내용이 담겨 있어 기뻤다”면서 “좋은 소설 쓰신 것을 축하드리고, 더욱 큰 성취를 이루시길 바란다”고 했다.

고은주 작가(오른쪽)가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김영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학세계사 제공=연합뉴스]

고은주 작가(오른쪽)가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김영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학세계사 제공=연합뉴스]

고 작가도 1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편지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이육사의 외동딸 이옥비씨로부터 김영배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소설 『그 남자 264』를 보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씨가 다음 달 완공을 앞둔 이육사기념관 건립 과정에서 당시 성북구청장이었던 김 비서관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사례한 것이다. 이육사는 ‘청포도’, ‘절정’ 등의 시를 발표하던 시절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거주했다.

고 작가는 “발송 작업을 하다가 주소(청와대로 1번지)를 쓰던 중에 문득 대통령께도 이 책을 보내드리고 싶어서 봉투에 책 두 권을 넣었다. 하지만 책 보내고 난 다음 날 일본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고 대통령은 임시국무회의에서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라 말씀하셨으니 이 바쁜 시국에 책 읽을 틈은 없겠다 생각했다”라고 썼다. 이어 “그런데 놀랍게도 지난주에 김영배 민정비서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대통령께서 책 잘 읽었다고 내게 편지까지 써주셨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적으로 너무도 중차대한 시기이므로 항일 투사 이육사의 인생 이야기에서 힘을 얻고 싶으셨던 것일까? 아니면, 저항 시인 이육사의 강인하고 아름다운 시에서 위안을 얻고 싶으셨던 것일까”라며 “그동안 여러 독자로부터 여러 형태로 독후감을 받았지만, 이 편지는 특히 내게 오래도록 소중하게 기억될 것 같다. 책을 무척 사랑하는 부지런하고 멋진 독자로부터 받은 독후감이므로”라고 말했다.

그는 또 “편지를 청와대 연풍문 회의실에서 김영배 비서관으로부터 전달받은 오늘,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에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자고 말씀하셨다”면서 “결기를 가지되 냉정하면서 또 근본적인 대책까지 생각하는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는, 적대적 민족주의를 반대하고 인류애에 기초한 평등과 평화공존의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는 오늘 대통령의 메시지에서 육사의 투쟁과 문학을 이끌어왔던 진정한 선비정신의 기품을 느낀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