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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도 SK 비상회의…이재용은 ‘미래 반도체’ 현장 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넷째)이 6일 아산의 온양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의 방문에는 김기남 DS부문 대표 등이 동행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넷째)이 6일 아산의 온양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의 방문에는 김기남 DS부문 대표 등이 동행했다. [사진 삼성전자]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 점검을 시작했고, 최태원 SK회장은 5일 직접 비상 회의를 주재하는 등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놓고 재계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 회장,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 #“우리에겐 위기 극복 DNA 있다” #이 부회장, 삼성 온양캠퍼스 방문 #5G·차전자부품 패키징 개발 점검

이 부회장은 6일 충남 아산에 있는 삼성전자 온양캠퍼스 방문을 시작으로 현장 경영에 나섰다. 특히 이 부회장이 현장 경영의 첫 방문지로 선택한 온양캠퍼스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선언한 전장(자동차 전자부품)용과 5G(세대) 통신 반도체의 패키징 기술 개발 현장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이 부회장의 온양 캠퍼스 방문에는 김기남 DS부문 대표(부회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백홍주 TSP총괄(부사장) 등 반도체 부문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경영진과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차세대 패키지 개발 방향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25일 133조를 투입해 비메모리 반도체에서 2030년까지 글로벌 1등을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와 화이트 국가(안보우호국) 배제는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세계 1위 전략의 견제용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수출 규제 중인 고순도 불화수소와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이 모두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차세대 비메모리 패키징 기술 개발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일본의 견제에 굴하지 않고 ‘반도체 비전 2030’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또 “반도체 사업은 회로 설계와 공정 미세화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의 가장 마지막 단계인 검사와 패키징 과정까지 완벽해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키징 기술은 반도체의 속도, 전력 소모, 용량 등 성능 개선과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온양캠퍼스 방문을 시작으로 반도체는 물론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등의 사업장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계열사와 협력사들의 일본산 소재와 부품의 재고 확보 상황 등도 점검할 계획이다.

최태원. [연합뉴스]

최태원.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하루 전인 5일 오후 서울 SKT타워에서 16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비상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 최 회장은 경영진에게 “위기도 있지만, 위기 속에 기회도 있다. 흔들림 없이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자”고 당부했다. 또 “위기 때마다 하나가 돼 기회로 바꿔온 DNA가 있으므로 이번에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CEO들은 반도체 등 주요 관계사 사업에서 당장 예상되는 피해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일본의 수출규제가 계속 이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문제를 점검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앞으로 경영현장의 일선을 직접 방문해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K그룹에서는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반도체를 생산하는 SK하이닉스와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이 일본 수출 규제의 영향권 안에 있다. 최 회장도 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전면에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장정훈·임성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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