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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뒤 공백 없도록”…고3에 운전면허·컴퓨터 자격증 취득 지원

중앙일보

입력

2019학년도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일인 지난달 10일 인천의 한 여고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2019학년도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일인 지난달 10일 인천의 한 여고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교육부가 수능을 마친 고교 3학년 학생들이 운전면허와 컴퓨터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매년 11월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학사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관계부처 및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마련한 ‘수능 이후 학사운영 지원 계획’을 4일 발표했다. 수능 이후 진학과 사회 진출을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자격증 취득 등 맞춤형 프로그램 70여 가지를 제공하고, 학생의 안전과 생활지도를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수능을 치른 고3을 위한 교육과정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마땅히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대학입시를 마친 고3 10명이 체험학습 주간에 강릉 펜션에 갔다가 가스누출로 3명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수능 이후 학사관리 중요성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교육부가 범부처 차원의 ‘수능 후 고3 지원 계획’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도로교통공단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수능 직후 운전면허, 컴퓨터 자격증 등 예비 사회인에게 필요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는 교사와 학생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교육부가 교사·학생 2만852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재학생의 57.3%가 ‘운전면허, 컴퓨터 등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도로교통공단은 학생이 운전면허 시험장을 직접 방문해 교통안전 교육을 2시간 수강하면 이를 필수이수 교육시간으로 인정해 곧바로 학과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돕는다. 올해 서울 도봉·서부, 경기 용인·안산·의정부 면허시험장에서 시범 시행하고 내년에 확대할 예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학교와 사전 협의를 통해 학생들이 희망하는 일정에 워드프로세서나 컴퓨터활용능력 1·2급 필기시험을 볼 수 있도록 상설 시험을 개설한다. 또 금융감독원·고용노동연수원·국세청은 예비 사회인에게 필요한 금융·근로·세금교육 등을 지원한다. ‘증권의 비밀’ ‘신용관리의 중요성’ ‘취준생을 위한 노동법’ 등이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서 고3 대상 스포츠대회를 열 수 있도록 특별교부금 20억원도 지원한다. 오랫동안 학업에 열중한 학생들이 체육 활동을 통해 건강을 되찾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강릉 펜션 사고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학생 생활지도도 강화한다. 수능일인 11월 14일부터 같은 달 30일까지를 ‘학생 안전 특별기간’으로 정해 숙박업소 등에 대한 안전관리·지도와 순찰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 부처와 유관기관의 전문성을 공동 활용해 고3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모든 학생이 고등학교 교육을 의미 있고 건강하게 마치고 준비된 사회인으로 세상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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