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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누리양, 친구들 보고 싶어하고 방학 숙제 걱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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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청주에서 가족 등과 등산하러 갔다가 실종된 후 열흘 만에 기적처럼 생환한 조은누리(14)양이 2일 오후 4시 55분께 충북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지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청주에서 가족 등과 등산하러 갔다가 실종된 후 열흘 만에 기적처럼 생환한 조은누리(14)양이 2일 오후 4시 55분께 충북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지고 있다.[연합뉴스]

충북 청주에서 가족과 등산 중 실종됐다가 열흘 만인 2일 구조된 조은누리(14)양의 건강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으며 가족과의 의사소통도 원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의 어버지는 3일 오전 조양 위문 차 충북대병원을 방문한 김병우 충북교육감을 만나 "조양이 병실에서 말을 잘하고 있으며 스티커 붙이기 등 간단한 놀이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심리 안정이 되지 않아 어떻게 길을 잃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물어보지 않았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다"고 전했다.

조양이 다니는 중학교 교사는 "조양이 학교 친구들을 보고 싶어하고 밀린 방학 숙제에 대해 걱정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조은누리가 건강하게 돌아와서 국민 모두에게 기쁜 소식을 선사했다"며 "은누리가 운동을 했고 체력도 좋아 잘 버텨준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대병원 측은 이날 오전 조양의 혈액·소변을 검사한 결과 탈수 증세, 신장 기능 등에서 수치가 좋아졌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주말에도 주치의가 출근해 조양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상태가 많이 호전돼 어머니와 1인 병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양이 10일 이상 굶었기 때문에 정상 식사는 어렵고, 수액으로 영양소를 공급받고 있다"며 "상태를 지켜보고 미음, 죽 순서로 음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전날 오후 9시 조양을 응급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다.

한편 조양은 지난 달 23일 가족과 함께 무심천 발원지로 갔다가 혼자 하산하던 중 실종됐다. 이후 조양은 열흘이 지난 2일 오후 2시 40분쯤 무심천 발원지로부터 922m 떨어진 곳에서 군 수색견에 의해 발견됐다.

조양이 어떻게 열흘간 버틸 수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희웅 청주 상당경찰서장은 "주변에 계곡이 있고, 다행히 많은 비가 내리면서 수시로 수분이 공급돼 생존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경찰은 조양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조양이 길을 잃은 경위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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