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국-한국 화백들 화상회의로 문화교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부산, 잘 들리세요?" "네, 좋습니다."

"로즈, 캔 유 히어 미?" "오케이."

13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과 회의실. 벽면에 설치된 스크린에 화상이 떠있다. 부산 시민도서관 아메리칸 코너에 모인 사람들과 미국 코네티컷의 한 가정집에 앉아있는 중년 여인의 모습이다. 여인은 유명 카투니스트 로즈 채스트(52). 1978년부터 미국의 주간지 '뉴요커'를 비롯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사이언티픽 아메리칸'등에 만평을 그리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한국과 미국 문화계 인사들이 인터넷 화상회의를 통해 직접 대화를 함으로써 서로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자리. 지난 4월 인도계 미국작가인 바라티 무크헤르지, 6월 시전문지 편집자인 데이비드 레만을 초청한 데 이은 세번째 행사다.

초청인사는 만화계 인사 12명. 이원복(덕성여대).김영애(한경국립대)교수, 이영욱 변호사, 한겨레신문 정우열.국제신문 서상균.경남도민일보 권범철.일간스포츠 남정훈 화백 등이다. 이들은 그녀의 대표작을 함께 보면서 한국과 미국의 만평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채스트는 "그리는 내가 재미있지 않으면 남들도 웃지 않는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뉴요커'에는 전속 만화가만 40여 명에 이른다"면서 "나를 포함해 이들이 매주 보내는 5~15개의 카툰과 프리랜서 만화가들이 보내는 총 수백여 작품 중 25개 정도만 추려질 정도로 치열하다"고 소개했다.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교수가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며 한국의 만평에 대해 설명하자 그녀는 "매우 재미있다. 마음에 든다"며 관심을 보였다. 행사가 끝난 뒤 신현경(영산대 애니메이션학과)교수는 "한미 양국 문화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야가 훨씬 넓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데럴 젱스 미국대사관 문정관은 "지난해 개최한 미국 유명인과 한국 대학생들의 화상회의가 호평을 받아 올해는 문화인 교류를 생각했다"며 "앞으로 희곡작가, 동화작가 등 다양한 미국 문인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형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