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의원들 “화웨이 北통신망 구축 사실이면 강력규제”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가 북한의 무선 통신망 구축에 관여했다는 WP 보도에 대해 미국 상원의원들이 규탄 성명을 냈다. [AP=연합뉴스]

미국 정부 ‘블랙리스트’(거래제한 대상)에 오른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가 지난 8년 동안 북한 무선 통신망 구축에 관여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와 관련해 미 상원의원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화웨이에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톰 카튼 의원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매번 우린 화웨이가 얼마나 악의적 상대인지 대해 많은 것을 배운다”며 “이번 보도로 화웨이와 북한과 연계가 다시 강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화웨이의 5G 시장 장악 노력으로 인해 점증하는 국가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의회는 관련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화당 중진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미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가 대북 제재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부는 화웨이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기보다는 거래제한 대상을 강화하고 수출금지 명령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전직 화웨이 직원 등에게서 확보한 내부 문건과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 화웨이가 비밀리에 북한의 상업용 무선 통신망 구축과 유지를 도왔다고 보도했다.

WP는 2008년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북한의 조선 우편통신 공사와 지분합작으로 무선통신업체 고려링크를 설립해 3G망을 구축할 당시 화웨이가 중국 국영기업 판단 인터내셔널 정보기술과의 제휴를 통해 장비 및 관리 서비스 제공 등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전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