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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잘 먹고 잘 잔다…19일 의붓아들 죽음 놓고 현남편과 '대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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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 오른쪽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범행도구를 사는 모습.[중앙포토]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 오른쪽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범행도구를 사는 모습.[중앙포토]

교도소 측, 고유정 '독방 불허'…TV 나오면 부담 느껴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36)의 재판을 앞두고 현남편인 A씨(37)와의 '진실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고유정과 A씨는 19일 대질 조사를 통해 의붓아들(5)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벌인다.

검찰, "식사 잘하고 일반실서 평범한 재소 생활" #현남편, 커플링 등 검찰 제출…고유정 압박카드 #검찰, '졸피뎀 복용스티커' 범행입증할 핵심증거

18일 제주지검에 따르면 A씨는 최근 고유정이 졸피뎀을 처방받을 당시 약품에 붙어 있던 복약지도용 라벨 스티커와 고유정과 전남편과의 커플링 4개 등을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중 복약지도용 스티커가 공판 과정에서 고유정의 졸피뎀 소지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증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씨가 제출한 라벨은 고유정이 전남편을 제주도의 펜션에서 살해할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졸피뎀의 복약방법을 설명하는 용도로 만들어졌다. 라벨에는 고유정의 이름과 처방받은 날짜, 약품명 등이 적혀 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17일 청주시의 한 병원에서 졸피뎀을 처방받은 뒤 인근 약국에서 구입했다. 당시 약사는 졸피뎀에 이 스티커를 붙여줬지만, 고유정은 이를 떼내 자신의 물티슈 외부에 붙여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도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3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은닉한 혐의로 지난 1일 재판에 넘겨졌다.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인 고유정의 현남편. 프리랜서 장정필

중앙일보와 인터뷰 중인 고유정의 현남편. 프리랜서 장정필

검찰, 졸피뎀 스티커 확보…현남편이 건넨 것

A씨는 고유정이 구속된 후 물티슈에 붙어있던 라벨을 찾아내 검찰에 넘겼다. 당시 처방받은 졸피뎀은 고유정의 분홍색 파우치에 넣어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이 스티커를 왜 제거했는지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고유정은 5월 10일부터 16일 사이에 자신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로 ‘졸피뎀’과 ‘니코틴 치사량’, ‘전기충격기’ 등을 검색했다.

현남편 A씨는 또 고유정과 전남편의 커플링 4개도 검찰에 제출했다. 이 커플링은 고유정이 새 가정을 이룬 후에도 여전히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유족들은 피고인의 이런 습성을 근거로 피해자의 손톱이나 머리카락 등 시신 일부를 보관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재판을 앞둔 고유정은 제주교도소에서 내에서 비교적 평범한 재소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당초 교도소 입감 당시 독방을 요구했지만, 극단적 선택 등의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고유정은 현재 독방이 아닌 일반 다른 재소자들과 함께 원만하게 지내고 있다. 샤워는 물론 잠자리와 식사를 하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의 인물 관계도. [중앙포토]

고유정의 인물 관계도. [중앙포토]

23일 첫 공판…고유정은 불출석할 듯

다만 고유정은 교도소 안에서 제공되는 TV화면에 자신의 얼굴이 나올 때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에는 구치소가 따로 없어 고유정은 교도소 내의 구치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고유정이 밥도 잘 먹고 교도관에게 인사도 잘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고유정 부부는 19일 제주교도소에서 대질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상당경찰서 경찰관들 앞에서다. 고유정 부부는 현남편이 지난달 13일 “고유정이 아들을 죽인 것 같다”며 검찰에 고소하면서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된 상태다. 이후 경찰은 부부를 상대로 의붓아들 죽음과의 연관성을 조사해왔다. 고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3일 제주지법에서 열린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없어 고유정은 이날 모습을 나타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청주=최종권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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