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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특사 보내자” 문 대통령 “무조건 보낸다고 되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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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3시간여 회담을 마친 문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5당 대표들이 회의 배석자들과 공동으로 발표할 합의문 내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3시간여 회담을 마친 문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5당 대표들이 회의 배석자들과 공동으로 발표할 합의문 내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도 일본의 수출규제는 주요 현안 중 하나였다. 3시간 회동 중 절반 정도 논의했다고 한다. 이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특사 파견 등 외교적 해결을 강조한 반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강경한 맞대응을 주문했다. 황 대표의 외교안보 라인 교체 요구에 문 대통령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은 회동 이후 브리핑을 토대로 구성한 주요 대화 내용.

일본 경제보복 해법 5당 시각차 #황교안·손학규 “대일 감정 자제” #정동영·심상정 “규탄 결의안 내야” #황·손 “징용 배상 먼저 한 뒤 구상권” #문 대통령 “피해자 동의 있어야”

▶문 대통령=지금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당장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우리 주력 제조산업의 핵심 소재 부품의 지나친 일본 의존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지에 대해 지혜를 모아나가는 것이다. 더 크게는 한·일 간 갈등을 조기에 해소하고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를 회복하고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까지 함께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

▶황 대표=말과 감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은 양국 정상 간에 해결해야 한다. 조속히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 서둘러 특사도 파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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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한·일은 끊을 수 없는 관계다. 반일 감정에 호소하거나 민족주의 대응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 일본 정부의 잘못이고 즉각 철회해야 하지만 우리는 일본이 방향을 전환할 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도덕성이 높은 자가 대승적 해결을 먼저 할 때 문제 해결의 길이 열린다. 전문성과 권위 있는 특사를 파견해 현안 해결에 물꼬를 터야 한다. 이낙연 국무총리 같은 분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특사라든지 고위급 회담이 해법이 된다면 언제든 가능하지만 무조건 보낸다고 되는 건 아니다. 협상 끝에 해결 방법으로 논의가 있어야 한다. 특사 파견으로 초점이 모이는 것은 부담스럽다. 지금은 일본의 보복 조치에 대해 하나로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 모여서 함께 논의하는 모습과 일본 측 조치의 부당성에 대해 규탄하는 것이 정부에 큰 도움이 된다.

▶정 대표=지금 이 자리에는 애국이냐, 매국의 길이냐 두 개만 있다.  애국의 길로 가기 위해 일사불란해야 한다. 내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보복 규탄 처리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고, 추경안도 해야 한다. (하지만) 여당도 양보해야 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안이 그렇다.

▶심 대표=외교적 노력만으로 결과를 도출할 단계가 아니다. 행동 대 행동 대응이 필요하다. 국민의 분노를 집약하는 국회 차원의 강력한 규탄 결의 의지를 밝혀야 한다.

▶이 대표=오늘 가장 시급하게 논의해서 초당적 합의를 이뤄야 할 사안은 일본의 경제침략 문제다. 경제전쟁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우리 당은 일본 경제침략 대책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켜 활동을 시작했다.

▶손 대표=강제징용 배상이 근본적인 원인이기 때문에 이것부터 해결돼야 한다. 그동안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다. 일단 우리가 기금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지급하고, 일본 정부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황 대표=저도 동의한다. 한·일 기업이 기금을 조성하는 ‘1+1’이 어려우면 ‘1+1+α(한국 정부)’가 필요한 것 아닌가.

▶문 대통령=박근혜 정부 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동의 없이 국가 간 합의가 이뤄졌을 때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된 사례가 있지 않은가. 일본의 중재 요구를 거부했는데 오늘이 시한이다. 오늘이 지나면 (일본 정부의 입장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보자. 또 일본 선거가 끝나면 어떻게 되는지 봐야 한다.

유성운·한영익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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