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아무리 재미있는 일, 멋진 경관이라도 배가 불러야 흥이 나고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국립공원의 절경을 맛있는 제철 음식과 함께 즐긴다면 당연히 금상첨화다.
국립공원공단은 여름 휴가철 맞아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들이 푸르고 울창한 수풀과 함께 향토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여름철 제철 음식과 함께하는 국립공원 탐방 7선(選)'을 14일 공개했다.
7가지 제철 음식으로는 ▶태안해안국립공원의 붕장어구이▶변산반도의 젓갈 정식▶지리산 노고단의 뽕잎 정식▶오대산의 꾹저구탕▶주왕산의 골부리조림·골부리국▶경주 불국사의 한우물회▶계룡산의 민물새우 칼국수 등이 뽑혔다.
굽이굽이 펼쳐진 리아스식 해안으로 유명한 태안해안국립공원이 위치한 충남 태안군에서는 고소한 붕장어 통구이와 매콤한 붕장어 두루치기를 맛볼 수 있다. 여름철 원기를 돋우기에 안성맞춤이다.
염전이 유명한 변산반도국립공원 부안지역에서는 짭짤한 젓갈 정식이 일미다. 내륙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특색 있는 음식이다.
지리산 노고단(해발 1507m)을 향하는 탐방로에서는 아고산대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지리산 탐방 후에는 초록빛 뽕잎가루전, 뽕잎가루밥, 뽕잎장아찌로 한가득 채워진 뽕잎 정식을 즐길 수 있다.
오대산 소금강계곡에서 무더위를 씻은 다음에는 꾹저구탕을 맛보는 것도 좋다. 꾹저구탕은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강원도 관찰사로 연곡 일대를 순방하다 맛보았다고 전해진다. 꾹저구(꺽저기)는 망둥엇과 민물고기이고, 꾹저구탕은 추어탕과 비슷한 맛이다.
주왕산 절골계곡의 시원한 바람을 맞은 다음에는 별미인 청송의 골부림조림과골부리국을 찾아볼 만 하다. 골부림은 다슬기의 경상북도 지역 방언이다. 청송에서는 다슬기가 많이 나기로 유명하다.
경주국립공원에서는 불국사와 석굴암을 둘러본 뒤 한우물회의 시원한 맛을 즐길 수도 있다. 한우물회는 소고기를 이용한 물회다. 큼직한 금빛 식기 속에 색이 고운 시원한 육수 얼음이 동동 띄워져 있고, 아삭한 오이와 배 위에 한우 육회가 푸짐하게 올려져 있다.
경주는 신라 시대부터 큰 목장에서 한우를 많이 키워왔다.
계룡산국립공원에서는 고목이 줄지어 서 있는오리숲길을 따라 전통사찰인 갑사를 탐방할 수 있고, 인근 공주에서는 민물새우칼국수의 고소한 맛이 기다리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전국 국립공원에서 추천된 탐방 명소 중 여름철 해당 지역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색 있는 먹거리와 경관이 있는 곳 가운데 접근성을 고려해 권역별로 모두 7곳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문명근 국립공원공단 탐방복지처장은 "지역의 특색이 담겨 있는 향토 음식과 함께 국립공원을 탐방한다면 즐거움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