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한, 차기 실무협상 책임자 정한 듯..김명길 前베트남 대사 거론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30일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북한의 비핵화 협상 진용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중심으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그대로 나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 때 이런 내용을 북한에 통보했다. 당시 북한도 협상 담당자를 미측에 설명했다.

30일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서 통보한듯

국내외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향후 대미 협상 담당자들을 기존 김영철 당 부위원장-김혁철 특별대표를 대신해 새로운 얼굴들로 라인업을 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은 “향후 협상 파트너는 외무성이 될 것이며, (북한의 협상 대표)후보는 두어명”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는 그러나 구체적인 인적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의 대미협상은 이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이 지휘하고, 실무협상은 외무성의 국장 또는 그 이상급의 인물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런 점에서 실무협상 대표로는 김명길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가 거론되고 있다. 김 전 대사는 지난 하노이 2차 북ㆍ미 회담 당시 베트남 대사를 지낸 인물로, 미국과의 협상 전 과정을 지켜 본 인물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월 하노이에 입성했을 때 첫 일정으로 베트남 대사관을 찾기도 했다.

 2월 26일 오후(현지시각)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주베트남 북한대사관 방문을 마치고 나오며 김명길 북한대사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2월 26일 오후(현지시각)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주베트남 북한대사관 방문을 마치고 나오며 김명길 북한대사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김 전 대사는 2015년 8월 베트남에 부임해 하노이 회담 이후인 올해 4월 11일자로 임기를 마치고 평양으로 복귀했다.

 김 전 대사는 6자회담 때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로 회담에 관여하는 등 미국과의 협상 경력도 풍부한 편이다.
2011년부터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낸 이동일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도 후보중 한명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이동일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이용호 북한 외무상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이동일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이용호 북한 외무상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미국 뉴욕의 유엔대표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국제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지난 하노이 회담때 스페인 대사를 역임한 김혁철 국장이 특별대표로 나섰다는 점에서 전혀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ㆍ미 정상이 이달 중순쯤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만큼 차기 협상 대표의 윤곽도 머지않아 드러날 전망이다. 전직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는 "북한과의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대표나 의제가 사전에 공개될 경우 협상 자체가 취소되거나 사전 통보받은 내용이 뒤바뀌는 경우가 있었다"며 "북한이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모든게 유동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협상 대표가 뉴 페이스라는 데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북한이 협상 대표를 예상보다 빠르게 선정하면서 실무협상 시기도 당겨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미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대 사항 중 '완전한 비핵화' 부분에 대해 새로운 협상 대표가 얼마만큼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