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북 미사일 발사에 일본이 절씨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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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얼굴) 전 대통령은 1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북한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으며 (이는) 북한에도 손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신임 인사차 서울 동교동 자택을 찾은 임채정 국회의장, 김태랑 국회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결과 미국의 네오콘들과 일본의 재무장 세력들이 '절씨구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정경환 국회의장 공보수석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로 인해) 일본 국민의 90%가 군사대국화 주장 세력을 지지하고 있고 남한과 미국.일본에서 북한을 도우려는 이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각료들의 '대북 선제공격론' 주장에 대해선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문제를 군사력 강화에 활용하려 한다"며 "우리 국민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도 반대하지만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거나 남북을 갈라서게 하는 것에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6월로 예정됐던 재방북이 미사일 문제로 무산된 것과 관련,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해 앞으로도 여건이 좋아지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우리 민족은 1300년 동안 단일민족이었고 분단이 지속돼야 할 당위성이 없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나를 해칠 마음이 없다는 신뢰구축이고, 일을 같이하면 싸우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 김근태 의장, 일 비난=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월례 당직자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관방장관의 대북 선제공격론 발언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일본 정부가 북한 강경파를 자극해 군사적 재무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걱정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최근 일본 정부의 태도는 지나치며 음모적"이라며 "무력으로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북한에 우려를 표명했는데 이를 일본 정부, 특히 일부 강경파에게도 분명히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영길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사태는 미국과 일본 우익의 군비증강에 활용되는 측면이 크다"며 "일본의 선제공격론 제기는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원웅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은 "일본의 속내가 군비확장에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일본이 6자회담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지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영달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은 군사대국화의 야욕이 빚어낸 위험한 불장난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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