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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 박유천 "사회 봉사하며 살겠다, 꼭 그렇게 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가 2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사진은 지난 4월 26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가 2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사진은 지난 4월 26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2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4단독 김두홍 판사는 2일 박씨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치료, 14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이날 오전 10시 재판이 시작되자 황색 수의 차림의 박씨가 법정에 들어섰다. 연한 갈색 앞머리가 이마를 덮었다. 굳은 표정의 박씨는 두 손을 모으고 재판장을 향해 섰다. 김 판사가 생년월일과 주소를 묻자 낮은 목소리로 생일과 주소를 말했다. 또 “피고인은 황하나와 공모해 총 3회에 걸쳐 필로폰 1.5g을 매수하고 총 7회 투약했다는 범죄 사실로 재판에 왔다는 것을 아느냐”고 묻자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판사는 “자백, 마약 감정서 등 증거로 미뤄볼 때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약류 범죄는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고 다리털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봐 짧지 않은 기간 필로폰을 투약한 정황이 있지만 구속 이후 잘못을 반성하고 범죄를 인정한 점, 초범인 점, 이 사건으로 2개월 넘게 구속돼 반성의 기회를 가진 점 등으로 비춰 보호관찰과 집행유예를 선고해 재사회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형벌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두 손을 모은 채 가만히 서 재판부의 설명을 듣던 박씨는 선고가 내려지자 고개를 앞으로 푹 숙였다가 재판장에게 인사하고 법정 밖으로 나갔다. 재판이 시작되고 선고까지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팬 수십 명이 몰렸다. 20여 석의 방청석은 물론 서서 바라보는 팬들로 법정이 꽉 찼다. 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팬은 전날부터 수원지법 앞에서 밤새 기다렸다.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팬들은 소리 내 흐느꼈다.

박유천 풀려나며 “열심히 정직하게 살겠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박씨는 지난 2~3월 전 연인인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와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해 6차례 투약하고 지난해 9~10월 갖고 있던 필로폰을 황씨와 함께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14일 첫 공판에서 검찰은 박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에 추징금 140만원을 구형했다. 또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면 보호관찰과 치료 명령을 내려달라고 했다.

지난 4월 26일 구속된 박씨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풀려나게 됐다. 박씨는 수원구치소 앞에서 취재진에게 “많은 분께 심려 끼쳐 드려 진심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리고 싶다. 앞으로 사회에 많이 봉사하면서 열심히 정직하게 노력하겠다. 꼭 그렇게 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유천씨는 지난 4월 10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열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지만 구속된 뒤 혐의를 인정하고 5월 3일 검찰에 송치되면서 거짓말을 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연합뉴스]

박유천씨는 지난 4월 10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열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지만 구속된 뒤 혐의를 인정하고 5월 3일 검찰에 송치되면서 거짓말을 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연합뉴스]

박씨의 혐의는 다른 마약 투약 건으로 구속된 전 연인 황씨가 영장실질심사 때 “연예인 지인(박유천)이 마약을 권유했다”고 하면서 드러났다. 박씨는 당시 황씨가 지목한 연예인이 자신이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알려지기 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백을 주장했다.

박씨는 압수 수색과 경찰 조사 과정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음에도 끝내 혐의를 부인했지만 구속된 뒤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 5월 검찰에 넘겨지면서 “거짓말을 해 많은 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한 데 이어 지난달 14일 첫 공판에서 역시 울먹이며 “‘내가 큰 죄를 지었구나’라는 걸 진심으로 느끼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믿어주셨던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황씨는 지난 재판에서 박씨가 진술한 일부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황씨의 결심공판은 오는 10일 열린다.

수원=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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