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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비 써 신규 고객 크게 늘었다, 사업 성공한 걸까?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50)

고객이 다시 사용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텐션(Retention)’은 PMF(Product-Market Fit)를 측정하는데 매우 유용한 기준이다. 고객 유지로도 표현되는 리텐션은 ‘고객이 주기적으로 제품의 특정 기능을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다. 골프장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 고객 유지란 회원 자격을 단순히 유지만 하고 골프장 내방을 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적극적으로 부킹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규 고객을 아무리 끌어들여도, 이들이 제품을 한 번만 사용해보고 더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의 가치가 고객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는 PMF 달성에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이런 제품은 사업의 성장을 가져오지 못한다.

리텐션 유지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당신이 골프장 주인이라고 상상해보라. 신규 회원을 많이 유치하는 것과, 유치한 회원을 팬으로 전환해 우리 골프장을 꾸준히 이용하게 하는 것 중 어떤 것을 택하겠는가? 진정한 고객 유지는 회원 자격을 유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부킹까지 이어져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사진 pixabay]

당신이 골프장 주인이라고 상상해보라. 신규 회원을 많이 유치하는 것과, 유치한 회원을 팬으로 전환해 우리 골프장을 꾸준히 이용하게 하는 것 중 어떤 것을 택하겠는가? 진정한 고객 유지는 회원 자격을 유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부킹까지 이어져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사진 pixabay]

신규 고객이 아무리 늘어도 리텐션이 유지되거나 늘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사업이다. 이런 기업은 결국 큰돈을 쓰고 망한다. 많은 기업이 대규모 광고와 홍보를 통해 신규 고객 확충에 나서고, 점포를 늘리는 등 규모의 확장에 신경을 쓴다. 하지만 이 비용과 투자를 만회하려면 확보한 고객이 지속해서 제품을 사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PMF는 단어 그대로 제품(P)과 시장(M)의 합으로 이루어진다. 굳이 제품과 시장의 영향력 중 사업 성공에 더 영향을 끼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한다면 시장을 꼽는 경우가 많다. 시장성 결여는 회사가 망하는 최고의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장이란 무엇인가? MIT 대학 마틴 트러스트 창업가센터 센터장인 빌 올렛 교수에 의하면 시장은 다음의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한다.

- 유사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
- 유사한 구매 패턴
- 구전 효과

잠재력이 큰 시장일수록 고객 집단이 크고, 구매 패턴이 단순하고 유사해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 고객 간 입소문이 활발히 이루어져 가치 확산을 통한 구매 촉진이 강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PMF라는 단어를 최초로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웰스프론트의 회장 앤디 라치르프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최고의 인재들이 형편없는 시장과 만나면 시장이 이기고, 형편없는 팀이 엄청난 시장과 만나도 시장이 이기지만, 엄청난 팀이 엄청난 시장과 만나면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시장이 위 3가지 요소를 얼마나 갖췄는가에 따라 스타트업 성장 규모가 정해진다고 해도 무방하며, 의미 있는 리텐션도 얻게 된다.

리텐션 커브 그래프. 제품A처럼 시간이 지나도 고객이 계속 찾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리텐션 커브 그래프. 제품A처럼 시간이 지나도 고객이 계속 찾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허브스폿의 부사장이자 리포지의 공동창업자인 브라이언 밸포어는 리텐션 커브를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객의 제품사용 빈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제품은 PMF를 달성하지 못하는 제품이라고 한다. 따라서 위의 그림에서 보듯 리텐션 커브를 더 이른 시일 내에 더 평평하게 하고자 하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고객 재사용 늘어야 PMF 달성

또한 브라이언 밸포어는 고객 수가 지속해서 늘어나며, 고객 재사용이 고객 비활성 또는 이탈보다 월등히 크고, 제품의 고유 기능을 고객이 만족해하며 사용한다면 스타트업이 의도한 PMF를 달성했을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고 한다.

페이스북을 예로 들어보자. 가입 고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하루에도 수차례 반복 사용하지만, 페이스북이 의도한 고유 기능인 포스팅의 작성과 공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포스팅의 나만 보기’로만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면 원래 의도한 PMF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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