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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양현석...마약 수사 무마에다 투자자 성접대 의혹까지

중앙일보

입력

26일 외국인 투자자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양현석 전 YG 대표 프로듀서가 경찰조사를 받았다. [일간스포츠]

26일 외국인 투자자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양현석 전 YG 대표 프로듀서가 경찰조사를 받았다. [일간스포츠]

1990년대 초반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인 양현석(50ㆍ사진) 전 YG 대표 프로듀서가 위기 상황을 맞았다. 과거 소속사 가수의 마약 수사 무마 의혹 등이 불거진 데 이어 외국인 투자자를 성 접대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다. 검경 모두 양 전 대표를 상대로 ‘칼’을 겨눈 상황이다.

26일 경찰 조사 이어 검찰 조사도 불가피

양 전 대표는 26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양씨가 지난 2014년 7월 한국을 찾은 동남아 재력가 2명과 저녁 식사를 가졌고, 이 자리가 유흥업소 여성들이 동석한 성매매로 이어졌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였다고 한다. 경찰은 당시 YG 소속인 가수 싸이(42ㆍ본명 박재상)와 강남 유흥업소 종사자인 일명 ‘정 마담’이 동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YG 엔터테인먼트 사옥. [뉴스1]

2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YG 엔터테인먼트 사옥. [뉴스1]

싸이, 정 마담 이은 양현석 조사 

재력가 중 한 명은 ‘조 로우’(38)로 알려졌다. 조 로우는 나지프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2010년대 초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현재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의 수배 대상이다. 2014년 문제의 저녁 자리 이후 실제 조 로우가 YG에 투자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최근 싸이와 정 마담을 모두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싸이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경찰은 이어 양 전 대표를 부른 것이다.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재력가 조 로우(사진 가운데) [사진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캡처]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재력가 조 로우(사진 가운데) [사진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캡처]

공소시효 한달 남아...성접대 의혹 밝혀질까 

경찰 수사가 어느 정도 속도를 낼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일단 성매매 알선행위에 대한 공소시효는 5년이다. 2014년 7월 이후의 추가 성접대가 없는 이상 남은 기간은 한달 남짓이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더욱이 정 마담이 ‘입’을 열어 경찰 입장에서 수사에 유리한 핵심 증언을 해줄지도 미지수다. 정 마담은 고객 관리를 중시하는 강남 유흥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고 한다. 큰 손으로도 불린다.

양씨는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연합뉴스·뉴시스]

양씨는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연합뉴스·뉴시스]

검찰 수사 대상에도 오른 양현석 

양 전 대표는 검찰 수사 대상에도 올라 있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연예인 비아이 마약 의혹’ 사건을 살펴봐달라며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대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지난 21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태권)에 배당한 상태다. 아이돌 그룹 아이콘(iKON)에서 탈퇴한 비아이(23·본명 김한빈)의 마약 구매 의혹은 가수 연습생 출신 A씨의 공익 제보로 촉발됐다.

국민권익위 신고 내용엔 2016년 8월 경찰 조사를 받던 A씨가 비아이의 마약 구입 의혹 등을 진술했는데도 경찰 등이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당시 비아이의 소속사인 YG의 양 대표 프로듀서가 변호사 수임료 등을 대신 내주는 조건으로 기존 진술을 번복할 것을 강요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과 YG 간 유착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다.

연예인 마약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뉴스1]

연예인 마약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뉴스1]

검찰 조사 따라 YG 연예인 줄소환 될듯 

이에 검찰은 수사를 통해 A씨 주장대로 비아이가 실제 마약을 구매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또 양 전 대표가 A씨에게 “진술을 번복하라”고 회유했다는 의혹과 수사 무마를 시도했다는 의혹 모두 조사 대상이다. 당시 검·경의 부실수사 및 봐주기 의혹도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기록 검토가 끝나는 대로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비아이와 양 전 대표, YG 소속 연예인 등의 줄소환이 이어질 수 있다.

양 전 대표는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동석한 것은 맞지만 성접대가 있었던 것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YG는 마약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 “A씨의 일방적 주장이고 사실이 아니다”며 “앞으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욱·김기정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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